폰트만 다를 뿐 누구나 글이라는 동일한 재료로 뭔가를 만들어냅니다.
글의 조합으로 문장이 나오고 문장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가 될 때 작가의 역량 차이가 드러납니다.
그런데 일반 소설과 웹소설의 차이가 뭐냐고 묻는 분이 많습니다.
일반 소설 작가는 글을 다루지만 웹소설작가는 ‘이야기‘를 다릅니다.
일반 소설 작가가 완벽한문장을 고민할 때 웹소설 작가는 좀 더 재미있고 흥미있는 상황을 고민합니다.
일반 소설 작가는 현실 속의평범한 사람 혹은 평범한 환경 속에 숨어 있는 깊이를파헤치기 위해 노력한다면 웹소설 작가는 흥미 있는 사람, 흥미 있는 환경을 다양하고 넓게 보여줍니다.
일반 소설을 두 시간짜리 영화라고 한다면 웹소설은한 시간짜리 드라마 24부작이죠. 일반 소설은 완성된작품을 보여줍니다.
반면 웹소설은 작품의 완성을 위해서 독자와 함께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일반소설 작가는 나만의 이야기를 고수하지만 웹소설 작가는 필요하다면 이야기의 방향을 언제든지 들 수가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일반 소설을 습작하면 돈이 안 되지만웹소설은 습작을 해도 돈이 됩니다.
먼저 제가 쓴 작품을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제가 가장 먼저 쓴 소설은 『강호성전록』이란 무협소설이었습니다.
저는 10대 때 무협소설을 보며 자란 세대라 취미 삼아 끼적인 글을 무료로 연재했습니다.
처음이다 보니 연재도 불규칙했고 분량도 들쑥날쑥했죠.
그러다 글을 더쓰기가 싫어져서 주인공을 죽여버리고는 100화로 급히마무리했습니다.
정식 데뷔작은 두 번째로 쓴 소설인 『비따비: Vis taVie』였습니다.
유료연재는 기성 작가나 출판사 소속의 작가만 가능한 줄 알았기 때문에 유료연재는목표가 아니었죠.
그때만 해도 제가 전업작가가 되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고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비따비」를 완결하고 나서는 다시 직장생활에 충실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이 유료로 전환되면서 신기하게도 통장에 계속 입금이 되더라고요.
그제야 웹소설작가가 괜찮은 직업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글쓰기를 직업으로 삼기 위해서는 두 가지확신이 필요했습니다.
우선 전업작가가 되면 전작의 후광을 지우고 싶었어요.
두 번째로 「비따비에는 제 개인적인 경험이 많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제 경험이 전혀들어가 지 않은 소재로 순수한 창작물을 쓸 수 있어야전업작가로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쓴 세 번째 작품이 『신의 노래였습니다.
『비따비』를 썼을 때의 필명은 ‘시디어스‘였고 『신의노래」를 쓸 때는 필명을 ‘산경‘으로 바꿨기 때문에 이때도 독자들은 저를 신인으로 생각했습니다.
『신의 노래』는 제가 전업작가의 길로 가도록 확신을 준 소설이기 때문에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지만 가장 고생을 많이 한작품이기도 합니다.
네 번째 작품은 『리얼레이드』라는 레이드물이었습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전업작가가 되었는데요, 당시트렌드가 바로 레이드물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유행하던 레이드물을 쓰기 시작했죠.
악플도 많이 달렸고 망해서 접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베스트 2. 3위 정도는 찍었었죠.
다음 작인 ‘네 법대로 해라』보다 좋은 무료연재 성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왜접었냐고요? 그 이유는 성적이나 돈 때문이 아니라 제가그 이야기를 끌고 나갈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유료연재로 넘어가지 않고 무료일 때 접었습니다.
다섯 번째로 쓴 작품은 『네 법대로 해라」입니다.
이작품은 성적을 떠나서 개인적으로 가장 실패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하나의 에피소드를 쓰다 보면 제가 그 에피소드에 끌려 들어가곤 했거든요.
그래서그 에피소드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계속 전개가 됐고, 에피소드 하나로 한 권 이상을 쓴 적도 있습니다.
또한 대중의 법해석과 법조인의 법해석의 차이를 너무 부각하다 보니 독자들에게 와 닿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여섯 번째로 쓴 작품은 ‘재벌집 막내아들입니다.
『리얼레이드』를 중간에 접었고 『네 법대로 해라도 좋은 성적이 아니었다 보니 마음이 굉장히 조급해지더라고요.
글 쓰는 일도 직업인데 고정적인 수입은 확보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네 법대로 해라』를 완결하고 일주일인가 열흘 정도 후에 바로 ‘재벌집 막내아들을 시작했습니다.
이 작품은 다양한 인물이 각자의욕망을 채우기 위해 벌이는 암투극입니다.
다행히 반응이 좋아서 연재 첫날 유료 조회수가 한 플랫폼에서18,000 정도 나왔고요.
완결할 때는 2만 정도의 유료조회수가 나왔습니다.
평균 2만 정도로 연독률(연속해서작품을 읽는 비율)이 꾸준하게 찍혔습니다.
전체 플랫폼 평균 조회수로 따진다면 7~8만 명 정도가 이 작품을 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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