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을 때 스토리텔링에 대해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꼭 기억해두자.
좋은 이야기란 현실을 일정한 양식에 맞춰정교하게 변형한 버전이라는 점이다.
이야기 속의 삶은 극적 상황은 늘리고 일상적 상황은 줄이는 식으로 흥미롭게가다듬고 간추렸을 뿐만 아니라 훨씬 날카롭고 강렬하다.
나는 이야기를 더 섹시한 버전의 현실이라고 말한다.
모든경험은 과장되고, 인물들은 실제보다 훨씬 거칠고 위험하고 흥미로우며 어리석은 행동을 한다.
게다가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는 식으로 보상을 받는 일이 많다.
이야기를 읽는 이유 중에는 평범한 삶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도 있다(물론 때로는 진실이 소설보다 더 기이한 경우도 있다).
배우고 시야를 넓히는 것과 같은 고상한 이유로 이야기를읽기도 하지만, 독자는 자기 삶의 껍질을 벗어버리고 타인의 삶에 들어가는 일을 즐거워한다.
그러므로 긴장감과 그 구성 요소 및 도구는 평범한 삶을 비범한 소설로 바꾸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1부에서는 단조로운 산문을 강렬한 이야기로 바꾸어주는네 가지 핵심 긴장 요소를 살펴보기로 하자.
이 책은 이야기라는 천을 뜯어 그 이면에 꿰매진 긴장의 실타래를 풀어 보여준다. 긴장 요소를 구성하는 실, 즉 위험, 갈등, 불확실성, 보류와 같은 요소는 긴장감 넘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요소가 잘 갖추어진 이야기만이끝까지 읽고 몰입하는 독자를 얻을 수 있다. 글쓰기 기법이 때로는흥미로운 인물 A를 플롯 사건 B와 연결하는 단순 작업처럼 느껴질수 있다.
이 책은 그처럼 상투적이고 너무 뻔하고 지루한 글쓰기를피하고, 긴장의 실을 단단히 엮어 잊을 수 없는 이야기를 만들 수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인물, 플롯 등 긴장감 조성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뿐만 아니라, 이야기에서 자주 긴장감이 떨어지는 내밀한 부분도 더 면밀하게살펴볼 것이다.
여기에는 인물의 내면 가장 깊은 곳에서 벌어지는내적 갈등, 작가가 쓰는 단어 사이에서 고동치는 생명력, 독자에게정보를 공개하는 방식 등이 포함된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생길 것이다. ‘그럼 서스펜스는 뭐지? 긴장감과는 어떻게 다른 거지?‘
서스펜스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그 일이 아마도 나쁘거나 고통스럽거나 힘들거나무섭거나 어쩌면 좋을 수도 있다고 아는 느낌이다.
서스펜스라는 용어는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작가는 모든 장면을 서스펜스 소설의 문체로 써야 한다고 생각할수 있다.
각각의 상황에서 가상의 인물은 모종의 위험에 처해 있다.
침착하고 차분한 기분? 불안하고 초조한 기분?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하고 머릿속에서 경고음이 흘러나오고 있다는사실을 눈치 챘는가?
위험은 아주 원초적인 요소인 까닭에 우리는현실에서 경험할 때만이 아니라 이야기로 읽을 때에도 위험을 예상하고 육체적으로 반응한다.
우리에게 내재된 인간적인 공감 능력이 독자로서 위험에 처한 인물에게 발휘되고, 우리는 즉시 무언가를 하고 싶어진다.
인물을 구하거나 행동에 나서거나 인물 스스로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위험은 긴장감을 조성하는 최상의 도구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면 독자는 이야기에서 눈을 뗄 수 없다.
독자들은 인물에게 감정적으로 이입하고, 결과적으로 이야기 전체의 긴장감이 높아진다.
물론 여느 요소와 마찬가지로 위험을 과도하게 사용할 필요는없다.
인물이 끊임없이 끔찍한 상황에 처한다면 독자는 지칠 것이다.
앞으로 살펴볼 여러 예시에서 보듯 위험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읽기를 멈추지 않을 정도로만 조성하는 것이 좋다. 처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장에서는 두 가지 유형의 위험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하나는 ‘육체적 위험‘이라고 하는 위해 또는 죽음의 위협이고, 다른 하나는심리적 위험이다.
인물이 위험에 처하면 생각은 거의 하지 않고 대신 본능적이고반사적인 행동을 보일 것이다.
위험이 닥친 순간에 인물이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면 긴장감이 떨어진다.
인물이 위험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해야만 하는 순간이 아니라면 분석은 최소화하자.
대신 다음과 같은 방법이 도움이 된다. * 감각적 이미지를 이용하자. 독자에게 인물의 감정을 말해주는 설명에 의존하는 대신 신체 감각과 은유를 이용해서 감정을 전달하자.
위험은 어떤 종류의 감정을 불러일으킬까? 공포, 두려움,불안을 유발할까?
때로는 스스로를 그런 상황에 빠뜨렸다는 사실에 내면에 후회와 분노가 일 수 있다.
신체적으로 공포는 어떻게나타날까? 마구잡이로 뛰는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을까?
온몸에 땀이 날까? 누군가 뱃속을 쥐어짜는 것 같을까?
인물은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기도 하지만, 가장 큰 불안을 불러오는 위험은 적대자나 자연, 사고처럼 인물이 일으키지 않거나 통제할 수 없는 힘에서 비롯된다.
◆ 인물에게서 힘이나 통제력을 빼앗자, 무력함은 위험의 핵심요소다.
눈보라와 함께 눈사태가 벌어질 조짐이 있거나 지진으로대피로가 봉쇄되거나 산사태로 자동차가 절벽 아래로 떨어질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