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하나의 수컷과 하나의 암것이 만나 생식해야 했다.
흔히 일부일처제는 암컷이 자신과 태어난 자식을 돌보지 않고 이리저리 씨를 뿌리려 돌아다니는 수컷을 붙잡아두고 고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선택한 제도라고 말하지만, 이는 잘못된 말이다.
생존을위해서였다면 암컷은 이런 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다.
능력좋은 수컷이 열 명의 암컷을 거느려 열 명의 암컷과 자식에게 고기를 제공한다면 어쩔 것인가?
반면에 능력 없는 수컷이 한 명의 암컷과 결혼해서 한 점의 고기도 제공하지 못한다면? 일부일처제는 암컷의 선택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시스템이 왜 이어졌을까? 바로 수컷 대수컷의 계약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는다.
수렵과 합동으로사냥하던 시절, 인간 사회는 평등했다.
그들은 사냥한 고기가 썩기 전에 얼른 먹어치워야 했고 고기가 떨어지면 다시 힘을 합쳐서 사냥했다.
수컷 하나가 음식 자원을 독점할 수 없다. 그래서 당시는 일부일처형이었다.
여성은 생식과 자식 보호를 위해 월등한 수컷을 선호할 이유가 없었다.
수컷들이 단체로 사냥해서 집단 구성원을 먹여주었기 때문이다.
잉여 산물이 생기자 수컷들은 계급을 나누었다.
경쟁에서 이긴 수컷 하나가많은 땅을 소유하고 많은 암컷을 거느리게 되었다.
구약 성서에 보면 이스라엘 부족장이나 왕들은 아내가 많았다.
일부다처제는 오히려 농경이 시작되고 계층이 분화되면서 활발해진 시스템이다.
그것이 중세로 접어들면서 일부일처제로 변화했다.
종교적인 신념도 한몫했겠지만, 생물학적으로도 땅과 힘을 가진 소수의 수컷이 노동을 제공하는 다수의 약한 수컷을 배려함으로써 번식의 기회를 준 것이다.
강한 수컷이 독점을포기하는 대신 노동력과 사회적 계약(충심이나 신념의 뒷받침등)을 끌어내고 권력을 강화했다.
이때부터 일부일처제는다시 사회 시스템으로 자리한다.
이 책에서 진화생물학자와 인문학자의 주장을 일일이 열거할 생각은 없다.
현대의 성 인지 감수성 잣대로는 이해하지 못할 주장이 많다.
한가지 확실한 점은 인간은 여타의 동물과 다르게 생물학적 본능을 포기하고 일부일처 시스템을선택했다는 것이다.
인간은 도덕이라는 시스템을 만들었고중복 짝짓기라는 본능을 억제했다.
인간은 도덕과 규율을어기지 않음으로써 조직을 강화했다.
도덕이란 원래 내가아닌 타인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인생을 가족에게 바쳤으니 내 마지막은 그에게아이오와주의 시골에 사는 주부 프란체스카는 사흘 동안혼자 집에 머물게 되었다.
홀로 테라스에 앉아 한가로이 바람을 즐기는 그녀 앞에 트럭 한 대가 먼지를 일으키며 다가온다.
이탈리아에서태어났고 미국 남자와 결혼해 두 아이를 낳고 줄곧 시골에서 수녀처럼 살아온 그녀가 왜농장 테라스 그네에서 일어나서 신발을 찾아 신고 낯선 남자의 차에 선뜻 올라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프란체스카는 여행 중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일정을 바꾸고 열차에서 내려 그 마을에서 며칠 묶었다는 킨케이드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란다.
남편은 식탁에서 말없이 접시를 긁고 서랍을 제대로 닫지 못하며 하루 반 갑만 피우라는 의사의 의견도 가볍게 무시하는 그저 씨 뿌릴 때를 파악하고 트랙터 어느 부위의 나사를고쳐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평범한 농부였다.
그녀는 남편과는 다른 킨케이드에게 빠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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