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여름, 영국에서 아주 잘나가는 극작가의 강연을 들으러 간 적이있어. 그날 누군가 "공연을 올리면서 작품이 형편없어서 걱정된 적이 있느냐?"고물었지. 그 작가는 여러 작품을 전 세계 무대에 올렸고, 여왕에게 ‘경‘이란 칭호까지 받았어. 지금까지 쓴 극본만 70편이 넘고 말이야. 그런데 그 작가 말이, 새 연극을 무대에 올릴 때마다 그렇게 초조하다. 여전히 ‘재능 없는 사기꾼‘이란 비난을들을까봐 불안에 시달린다는 거야. 그 얘기를 들으니 괜히 힘이 나더라. 창작자라면 누구나 불안에 떤다는 얘기잖아. 나만 그런 게 아니라.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오히려 기운 빠지는 이야기이기도 해. 영원히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뜻이니까! - P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