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독서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1. 최고의 명품 독후감

직업상 독서감상문을 의무적으로 읽어야 할 때가 많다. 내가 접하는 감상문은 대개 중등 학생들의 글쓰기. 그들의 감상문을 읽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끝까지 읽어야 하는 고통을. 인내심을 요하는 작업이다. 오마이 갓! 도대체 이 글들을 어떻게 해야할까? 집수리에 비유하자면, 창문을 새로 달고, 장판을 살짝 걷는 정도가 아닌, 집을 새로 지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험한 일 하는 나에게 이 책은
최고의 명품을 감상하게 하는 영광을 안겨 준다. 좀체 흔하지 않은 경험이다. 물론 독후 감상에 관한 책들은 많이 널려 있다. 어쩌면 가장 쉬운 글쓰기가 아닌가! 그러나 그런 종류의 책 중에서도 유시민의 독서감상문은 군계일학이다.

2. 책 읽기란 무엇인가?

이 <청춘의 독서>를 읽으면서 끊임없이 던진 질문이다. 책 읽기의 효용은 무엇일까? 아주 치열하게 살아온 바람직하고 모범적인 한 청춘의 인생을 내가 통째로 가져오는 것은 아닌가? 고민과 싸워 이긴 흔적들이 쌓이고 쌓여 단단해진 인생을 덤으로 선물 받는 건 아닌가?
분명 난 유시민이 읽은 책들의 감상문을 읽고 있었는데 어느 새 그 책들은 사라지고 그가 남긴 사색거리와 고민의 고갱이만 안고 있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분명 책 읽기는 다양한 효용이 있다. 이 책은 나에게 그 중 하나를 각인시켜 주었다.

3. 읽은 책 다시 읽기의 불편함

난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경우가 여간해선 없다.
새로운 책을 알아가기도 바쁜데 읽은 책을 다시 읽는다는 건, 글쎄다. 물론 책을 읽으며 체크해 두었던 것을 다 읽고 노트 정리하면서 되새기는 경우는 있다.
근데 일정 시간이 지나고 더군다나 젊은 시절에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보는 용기란.
우선 그러기 위해선 나의 청춘 시절에 그럴 만한 책이 있었어야겠지. 그러나 나의 20대 독서는 통속적 소설과 자기계발서에 빠져 있었던 시기가 아닌가. 결국 나의 독서 이력이 형편 없었기 때문에 유시민처럼 젊은 시절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 읽는 멋진 경험은 50대나 60대가 되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확실한건 이 책을 통해, 읽은 책 다시 읽기라는 불편한 터널은 빠져나온 느낌이다.

다시 읽고 싶은 책의 목록을 많이 만드는 것
그게 또 하나의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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