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 양장본
법정스님 지음 / 범우사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한 때 오해를 한 적이 있다.
이 수필집에 수록된 같은 이름의 수필 '무소유'를 읽으면서, 스님은 기르던 난을 난처럼 말없는 벗에게 주고 난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났다고 좋아했으나
그 친구는 뭐냐고? 본의 아니게 새로운 집착이 생겨버린 것이 아니냐고. 스님만 집착에서 벗어났다고 좋아할 일이냐고.

그리고 꼬장한 마음으로 법정의 책을 비웃기나 하듯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곤 했다. 이상한 논리를 갖다 대면서.

법정 스님을 다시 만난 건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에서였는데
내가 꿈꾸는 나의 모습과 법정 스님의 소박한 인생이 너무나 닮아 있어서 깜짝 놀랐다.

남은 나날을 그 분을 닮으려고 발버둥치며 살고 싶다.

이후 법정 스님의 책을 차곡차곡 모으고 있는데
법정 스님의 입적 이후 이 책은 초판 인쇄본이 몇 백 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굳이 초판 인쇄본이 아니라도 이 책의 중고 가격이
몇 만원이라는 얘기도 있다. 정가 6천원인 책이. 웃기지 않은가? 책 제목을 보라. 그렇게 소유하고자 하는 책 제목이 무소유라 아이러니하다.

그리고 오해한 또 하나. 스님이 말씀하신 무소유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억지로 가지지 않는 거.
스님은 살아생전 말로 진 빚을 거두어 들이기 위해
스님의 책을 절판하도록 유언하셨으나
그 바람도 자본주의 사회 하에선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버렸다.

이런 사회. 자본이 신성시 되는 사회. 물건과 인간의 관계뿐 아니라 인간 관계에 있어서도 소유의 개념이 절대시 되고 있는 사회에서 이 수필집은 하나의 저항이며 성찰이며...희망이다.

본래 내 것이란 없다. 본래무일물.
이 수필집을 읽고 내 것은 본래 없었다는거
그 사실 하나만 가슴에 건져도 스님이 흐뭇한 미소를 보내줄 것 같다.

그리고 하나만 더.
우리는 자본주의가 하지 말라는 것을
해야한다.
왜? 소중한 건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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