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이의 미래 - 4차 산업혁명이 바꿀 삶과 산업의 풍경
이진오 지음 / 틈새책방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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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화두 다섯 가지를 소재로 재밌는 상상력을 펼친 책. 책 제목은 밥벌이하게 될 사회의 미래가 더 어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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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살 것인가 -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의 기준을 바꾸다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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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디서 것인가' 건축가이자 건축대학 교수인 저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실생활을 서술한 책이다.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서양부터 동양까지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야깃거리가 독자를 즐겁게 한다. 다양한 일러스트와 사진들 또한 흥미를 유지한다. 전반적으로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일깨워주고 몰랐던 것도 알려주는 계기가 돼서 재밌게 읽었다. 다만 가지 단점이 있다. 첫째는 실제 사실만큼 저자의 생각이 많이 들어가 있다. 논리적 비약도 많고, 타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과학법칙을 끌고 오는데 운동에너지, 위치에너지, 중력 등에 기반한 근거 제시는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 둘째는 건축가의 관점이 아니라 일반 시민으로서의 관점이 상당히 많이 보인다. 독자의 흥미를 끌기 위한 다양한 최신기술의 얕고 넓은 언급, 예를 들면 IoT, 블록체인, 증강현실 등은 사족이다. 건축적 요소에 집중하는 것이 간결하고 일관성이 있었을 것이다. 보다 압축해서 300 이내로 출판했더라면 좋았을 같다. 이런 현상은 뒤로 갈수록 심해져서 앞쪽에 재밌는 부분이 집중되어 있다. 내가 재밌었던 부분을 뽑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건축적 요소는 창의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어느 제약회사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연구원의 특징을 조사한 적이 있다. 그들의 모든 습성을 조사해 결과 창의적인 사람들은 자신과 상관없는 사람들과 쓸데없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는 점이 밝혀졌다. 예를 들면 청소부와 떠든다든지, 자신의 업무와 상관없는 다른 부서의 사람들과 잡담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생각을 접할 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생각에 열린 마음을 가지고 창의적인 생각을 있는 것이다. (p. 43)"

  "고층 건물은 사람들 간의 소통이 단절되어 창의성을 발휘하기 힘들다. 저층 건물에 살면 친구도 3배가 많고 창의적 결과가 많이 나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저층에 살면 타인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 소통이 많이 이루어지고, 이것이 창의성으로 연결되는 같다. 다양한 분야의 통섭이 창의성으로 이어진다는 최근 연구결과들과 상통하는 내용이라 놀라운 이야기는 아니다. 신기한 천장이 3미터 이상 되면 창의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인데 이것은 환기나 채광 등의 환경에 따른 효과인지 심리적 효과인지 없어 추가연구가 필요할 같다.

  창의성 얘기가 계속되는데 우리나라 주택은 비슷하게 생긴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사고가 자유로워야 학교도 마찬가지다. 군사 정부 시절 통제를 쉽게 하려고 획일화시켰다. 현재도 그런 사고가 자리잡고 있다. 저자가 학교 건축 공모전에 보다 개방적인 구성안을 내놓자 심사위원들이 최종에서 탈락시켰다고 한다. 그들은 학생들을 자유롭게 계발시키기 보다 통제해야 대상으로 여기는 같다는 저자의 생각에 공감한다. '다르다' '틀리다' 구분하지 못하는 우리는 사실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여기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통찰이다. 창의성을 위해 다른 것을 수용할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이는 뒤의 HSBC 사례에서 드러난다.

 

  저자는 인간 중심의 도시를 선호한다. 우리나라, 특히 서울의 도로는 중심으로 있다. 다른 책에서도 내용인데 블록의 길이가 길어 블록이 끝나고 다른 풍경을 보려면 너무 오래 걸어야 한다. 도로 뿐만 아니라 밖으로 나가서 있는 공간도 없다. 사람은 공공장소인 지하철에서도 이어폰을 끼고 자신만의 공간을 최소한이라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한다. 외부에 그런 공간이 없다보니 카페, pc, 편의점이 되는 것이다. 놀이공간을 늘리는 방안으로 공원이 있다. 그러나 현재 서울의 공원들은 일상생활과 상당히 떨어져 있고 공원 사이의 거리가 멀다. 뉴욕은 공원들 사이를 10 정도면동할 있는 반면울에서는 1시간을 걸어야 다음 공원으로 이동할 있다. 실생활에 밀접한 공원을 위해서는 크고 것보다는 작고 가까이 있는 공원을 여러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도로 설계는 상권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차선인지에 따라 사람이 건너에서 느끼는 거리감이 꽤나 다르다. 홍대 상권은 대부분 3차선으로 있는데 정도의 너비는 무단횡단이 자연스러워 동선이 연결된다. 하지만 차선이 이상 늘어나면 심리적으로 멀게 느껴져 건너가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홍대 근처는 많이 가봤지만 그런 부분은 전혀 신경쓰지 못했는데 역시 건축가의 시선은 다른 같다.

 

  건물 설계에서도 사내 문화에 따라 고층이냐 저층이냐, 층이 분리돼 있냐 연결돼 있냐로 나뉜다. 고층 건물의 경우 위쪽에서는 아래쪽을 내려다보지만 반대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권력의 불균형이 생긴다. 반대로 저층이거나 층의 구분이 없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우는 서로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상호 감시를 하는 경향이 있다. 전자의 대표적 사례는 현재 삼성동에 건설 중인 현대자동차 본사이고, 후자의 대표적 사례는 애플이 손꼽힌다. 저자는 건물 내에서 시야가 트인 아모레퍼시픽 본사와 홍콩 HSBC 본사를 좋은 건축물로 손꼽는다. 특히 HSBC 사례가 재미있다. 유명한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건축물 설계도를 완성하여 착공하려고 하자 풍수지리가가 건물이 수맥 위에 들어서게 홍콩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지만 포스터는 의견을 수용해 1층을 아예 터놓고 현수교처럼 만들어 공간을 비게 했다. 건물 내부에 태양의 위치에 따라 각도가 변하는 거울을 설치해 햇빛이 자연스럽게 1층으로 내려가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현재는 주말이 되면 시민들이 놀러와 쉬는 장소가 됐다고 한다.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는 유연성을 보면 역시 세계적 명성을 가진 실력자는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제일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과거에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과 현재까지의 변천사였다. 과거의 건축은 중력과의 싸움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건축물의 주재료가 진흙으로 만든 벽돌이었다. 하중을 받치는 한계가 있으니 크기가 건물들은 대체적으로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을 띠었다. 문이나 창문을 만드는 경우 아래에 공간이 생겨 윗부분을 지지할 없는 문제가 생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간 위에는 삼각형 모양의 돌을 올려 하중이 양쪽으로 분산되도록 했다.

  한옥에도 많은 장치가 숨겨져 있다. 기왓집을 지으려면 기와를 올리기 위한 지붕이 필요한데, 지붕을 얹으려면 기둥과 기둥 사이를 연결할 있는 거대한 크기의 보가 필요하다. 서민들은 어렵게 기와를 구하더라도 정도 크기의 나무를 구할 없어 기와집을 짓지 못했을 것이다. 조상들은 우리나라 기후 특성인 장마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도 많이 했다. 비가 많이 내리고 나면 땅이 물렁해져 기둥이 속으로 들어가버리기 때문에 무거운 벽돌을 재료로 사용할 없다. 그래서 보다 가벼운 나무를 사용했는데, 나무는 비를 맞으면 썩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우선 주춧돌을 세우고 위에 기둥을 놓는다. 마루도 위에 바로 놓지 않고 공간을 만든 돌계단을 밟고 올라선다. 지붕은 평평하게 만들지 않고 뾰족하게 만들어 비가 아래쪽으로 떨어질 있도록 한다. 그러면서도 처마 끝을 올려 기둥이 햇빛에 마를 있도록 했다. 이런 구조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어서 해의 입사각이 높아지는 저위도 지방에서는 처마의 경사가 급한 모습을 보인다. 현대 건축은 웬만해서 무너지지 않는 철골과 콘크리트가 주성분이라 이런 문제는 고민하지 않고 다양한 것을 고려할 있게 되었다. 미래의 건축재료는 3D 프린터가 대세가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는 단열, 방음, 구조 등의 다양한 목적마다 개별적인 재료를 사용해야 하는데 3D 프린터는 이것들을 한번에 해결할 있다. 대충 말로만 들어도 경제적으로 상당히 절약이 것으로 보인다. 다만 3D 프린터가 상용화된다면 공사현장에 많은 일자리가 투입되는 우리나라 경제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칠지 염려된다.

 

 

  앞에서 언급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언급하는 시사점들은 생각해 필요가 있다. 서울숲과 압구정로데오를 잇는 다리 건설을 통한 강남-강북의 연결이라든지 도로변 상가 입점으로 자연스럽게 사람의 동선을 만든다든지 하는 의견들 말이다. 현재로서는 상당히 현실성 없는 이야기로 보인다. 건축이라고 하면 개발과 투자부터 떠올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더군다나 공유차량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자율주행 차량이 보급된다면 도로 차량이 줄어들어 대대적인 도로 개선은 필요할 것이다. 이상 중심의 도시는 대세가 아니다. 밀집된 도시 속에서도 잠시나마 여유를 찾을 있는 인간 중심 개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주제가 저자가 가장 말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겉핥기 식으로 지나가 아쉬운 면이 있다. 만약 다음에도 책을 낸다면 쉽게 설명하는 재능을 활용해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주제에 대해 심도있게 다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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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살 것인가 -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의 기준을 바꾸다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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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례와 그림, 일러스트가 있어 보는 맛이 나네요. 하루만에 술술 읽었습니다. 다만 이런 종류의 책은 대중성과 전문성의 균형이 중요한데 살짝 대중성 쪽으로 치우친 것 같습니다. 너무 다양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건축에 관한 내용을 심도있게 못 다룬 것 같아 아쉬운 감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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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뫼비우스 그림,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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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를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오르게 그의 초기 대표작이다. 소설은 1987년에 처음 나왔는데 국내에는 2005년에 번역 출간되었고, 베스트셀러 목록에도 올랐다. 책을 청소년기에 읽고 성인이 되어서도 읽었던 같은데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아 다시 읽게 되었다. 그만큼 감흥이 없었다는 건데 이번에 읽으면서는 판타지스러우면서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너무나 명확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겉으로 드러나 있기 때문에 어려운 소설같지는 않은데, 연금술사라는 소재로 그런 주제를 전달하는 상상력에 감탄하게 됐다.

  줄거리는 대략 3부로 나눌 있다.

 

- 1 -

  스페인에 사는 산티아고는 신학자가 되었으면 하는 부모님의 바람과 달리 자유로운 여행자가 되고 싶어 양치기라는 직업을 선택한 청년이다. 그는 어떤 꿈을 반복해서 꾸고 집시 노파를 찾아가 해몽을 들었는데 어떤 피라미드로 가면 보물을 찾을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신비한 살렘의 멜키세덱을 만나 '자아의 실현'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에는 자아의 신화가 있고, 그것을 완수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 그리고 그것을 이루고자 우주가 도와준다는 것이다.

  "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게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p. 44)"

  산티아고는 이미 익숙한 것들과 새로운 모험 사이에서 고민한다. 현재가 딱히 불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에 쉽사리 떠나지 못한다. 하지만 그는 이미 예전부터 새로운 것을 갈구하고 있는 상태였다.

  "항상 똑같은 사람들하고만 있으면 그들은 우리 삶의 부분을 차지해버린다. 그렇게 되고 나면, 그들은 우리 삶을 변화시키려 든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이 바라는 대로 바뀌지 않으면 불만스러워한다. 사람들에겐 인생에 대한 나름의 분명한 기준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은 현실로 끌어낼 방법이 없는 꿈속의 여인 같은 것이니 말이다. (p. 36)"

  산티아고는 갖고 있던 양들을 팔아치우고 여행자금을 마련해 아프리카로 떠난다. 그러나 도착하자마자 돈을 모두 도둑맞고 겨우 돌아갈 있는 여비만 남게됐다. 망연자실한 그는 정신을 차리고 어떻게든 양이라도 다시 자금을 모으기 위해 크리스탈 가게에서 일하게 된다. 크리스탈 가게 주인은 젊었을 메카로 성지 순례를 떠날 꿈이 있었으나 현실에 얽매여 떠나지 못한 사람이었다. 그는 오히려 꿈을 이루고 나면 삶의 의미가 없어질까 두렵다고도 했다. 산티아고는 1년을 일하고 양을 다시 있는 돈을 벌게 되지만 주인은 그에게 스스로 양을 사지 않을 것을 알지 않느냐고 물었다. '마크툽', 당신의 의지에 상관없이 쓰여있다는 것이다. 산티아고는 이곳에 이유를 떠올리며 여행을 계속하기로 한다. 그는 점점 신화를 찾아가는 게임의 방식을 이해하는 같다.

  "한편으로는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결정이란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점이었다. 어떤 사람이 가지 결정을 내리면 그는 세찬 물줄기 속으로 잠겨들어서, 결심한 순간에는 꿈도 꿔보지 못한 곳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p. 105)"

 

- 2 -

  사막의 피라미드로 가기 위해 산티아고는 대상 행렬에 합류하기로 하는데 그곳에서 납을 금으로 만드는 연금술에 심취해있는 영국인을 만난다. 그는 평생을 일에 몰두했고, 그것을 자신의 신화로 여긴다.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방식이 산티아고와는 다르지만 각자 자기만의 방식이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 산티아고는 그를 존경한다. 대상 행렬의 낙타몰이꾼과도 친구가 되는데 그는 나름대로의 철학을 정립한 스승과 같은 사람이었다.

  "내겐 오직 현재만이 있고, 현재만이 유일한 관심거리요. 만약 당신이 영원히 현재에 머무를 수만 있다면 당신은 진정 행복한 사람일 게요. 생명은 성대한 잔치며 크나큰 축제요. 생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오직 순간에만 영원하기 때문이오. (p. 130)"

  여기까지만 해도 신화를 달성하는 방법을 알아낸 같다. 만물 각각의 신화는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내가 신화를 이루기 위해 결단을 내리면 이전에는 상상할 없었던 방식으로 그곳에 빨려들게 된다. 다음부터는 단지 현재에 충실해서 살다보면 신화에 다다르게 된다. 근데 자아의 신화란 무엇일까? 생물학적 관점에서는 남성이라면 여성을 만나 사랑을 하고 자식을 낳는 아닐까? 그런 사랑을 만나는 것이 신화가 아닐까? 작가는 아니라고 말한다. 산티아고는 부족 간의 전투를 피해 머물게 되는 오아시스 마을에서 운명 같은 사랑, 파티마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검은 눈동자와 침묵해야 할지 미소지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그녀의 입술을 보는 순간, 그는 지상의 모든 존재들이 마음으로 들을 있는 '만물의 언어' 가장 본질적이고 가장 난해한 부분과 맞닥뜨렸음을 깨달았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p. 140)"

  산티아고는 이상의 여행을 포기하고 파티마와 함께 이곳에서 평생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깊은 사막에서 갈등하던 도중 갑자기 환영을 보게 되는데 그건 중립지역인 오아시스를 다른 부족이 침략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침략이 일어났고, 이에 감탄한 부족장들은 산티아고에게 고문직을 제안해 그곳에 머무를 것을 부탁했다. 와중 만나게 영적 스승 연금술사는 산티아고가 머물게 되면 후에 신화를 따라가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불행하게 것이라 경고했다.

  "명심하게. 사랑은 어떤 경우에도,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남자의 길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네.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만물의 언어를 말하는 사랑, 진정한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지. (p. 180)"

  파티마도 사막의 여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알고 사랑하는 남자가 신화를 좇는 것을 바라는 현명한 사람이었다.

  "나는 사막의 여자이고 그게 자랑스러워요. 남자 역시 모래언덕을 움직이는 바람처럼 자유로이 길을 가길 원해요. 구름 속에서, 짐승들에게서, 샘줄기 속에서 남자를 있길 원해요. (p. 148)"

 

- 3 -

  산티아고는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결국 연금술사와 피라미드로 향하는 여정을 떠난다. 사막을 여행하면서 그는 연금술사의 인도로 계속해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보게 되고, 자아의 신화에 다가간다.

  "불행히도, 자기 앞에 그려진 자아의 신화와 행복의 길을 따라가는 사람은 거의 없어. 사람들 대부분은 세상을 험난한 무엇이라고 생각하지. 그리고 바로 때문에 세상은 험난한 것으로 변하는 거야. (p. 194)"

  연금술사는 자신의 마음만을 들여다보며 생각이 편협해지는 산티아고를 질책하기도 한다.

  "인간들이 전쟁을 벌일 , 만물의 정기 또한 전장에서 울려퍼지는 피맺힌 비명을 듣고 있어. 하늘 아래 일어나는 모든 일들의 결과를 어찌 그대의 고통과 멀다할 있겠는가. (p. 199)"

  여행을 계속하던 도중 갑자기 수백 명의 군대가 명을 에워쌌고 그들을 첩자로 의심하여 죽이려 한다. 연금술사는 그들이 단지 연금술사이며,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사흘 내로 산티아고가 바람으로 변하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시간을 번다. 산티아고는 당연히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만물의 언어로 사물들과 대화하며 답을 찾아간다. 사막과 바람, 해는 그가 바람으로 변하게 하는 방법을 몰랐다. 해답은 결국 안에 있었다. 그는 만물의 정기와 신의 정기와 자신의 영혼이 일치한다는 것을 깨닫고 바람으로 변신한다. 군대는 둘을 풀어주었고, 산티아고는 이제 연금술사와 헤어진다.

  마침내 피라미드에 다다라 꿈에서 봤던 곳의 땅을 파고 있을 갑자기 강도들이 산티아고를 덮쳐 두들겨 패고 갖고 있던 금을 뺏는다. 뭔가를 숨기는 것으로 의심받아 거의 맞아 죽을 정도가 되자 산티아고는 자신의 여정을 설명하며 자비를 빈다. 강도들은 때리는 것을 멈추고 돌아가는데 우두머리가 하는 말은 자신도 2 같은 꿈을 꾸었는데 스페인의 쓰러져 가는 교회 앞에 보물이 묻혀져 있다는 것이었다. 그랬다. 사실 이것마저도 표지였던 것이다. 이미 게임의 작동방식을 이해하고 있던 산티아고는 쓰러진 채로 피라미드를 보고 싱긋 웃는다. 스페인으로 돌아가 보물을 찾은 산티아고가 파티마에게 조금만 기다리라는 독백을 마지막으로 소설은 끝난다.

 

 

 파울로 코엘료는 자신의 꿈을 좇으라는 이야기를 이런 아름답고 신비한 전설같은 이야기로 풀어냈다. 이렇게 읽고 나니 첫머리에 등장하는 나르시소스 이야기가 무엇을 뜻하는지 같다. 이야기에서는 알려진 것과 달리 우물이 슬퍼하는 이유가 나르시소스의 죽음 때문이 아니라 그의 눈동자 깊은 곳에 비치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이상 없기 때문이라고 하고, 이것을 읽는 연금술사가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감탄한다. 아마도 우물을 단지 나르시소스를 비추기 위한 장치로 생각한 일반인들과 달리 우물 스스로는 자존감과 존재 이유를 가지고 자신의 신화를 실현시키는 모습이 아름다워보였을 것이다.

  연금술사라는 제목은 어떻게 주제와 연관이 되는 걸까? 산티아고와 해의 대화에서 답을 엿볼 있다.

  "바로 그게 연금술의 존재 이유야. 우리 모두 자신의 보물을 찾아 전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는 , 그게 연금술인 거지. 납은 세상이 더 이상 납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까지 납의 역할을 다하고, 마침내는 금으로 변하는거야. 연금술사들이 하는 일이 바로 그거야. 우리가 지금의 우리보다 나아지기를 갈구할 ,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도 함께 나아진다는 그들은 우리에게 보여주는 거지. (p. 219)"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현재 갖고 있는 것을 내버릴 용기, 사랑조차 뒤로 미룰 있는 간절함이 있으면 모든 만물이 도와준다. 다만 만물은 하나이기 때문에 자신만 생각하면 된다. 우주적 사랑을 갖고 자신의 신화로 나아간다면 이미 모든 것은 정해져 있어 성공할 밖에 없다는 마크툽이 작가가 전하려는 메시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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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의 과학공부 - 철학하는 과학자, 시를 품은 물리학
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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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형 인간을 존경한다. 모든 분야에 일정 수준의 지식이 있는 사람이 편견에 치우치지 않고 통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야 별로 극도로 세분화되어 한 분야 내에서도 소통이 어려워지는 현대사회다. 특히 과학 분야는 정도가 더 심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럴수록 대중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내 편견일 수도 있지만 과학자는 상대적으로 인문학자에 비해 글쓰기를 접하는 시간이 부족해서인지 글의 쓰임새가 다채롭지 않아 읽는 맛이 떨어진다. 작가 대부분은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고, 과학자가 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경우는 드물다. 올리버 색스, 테드 창 등이 그런 면에서 놀라운데, 국내에도 정재승을 비롯해 최근 김승섭 등 전문 과학자들의 책이 자주 주목을 받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 책의 저자 김상욱도 서문에서 과학이 교양이라는 관점에서 인문학에 비해 불평등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과학이 일반교양으로 받아들여져 사람들이 과학적 마인드로 세상을 바라봤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이 책은 물리학 중에서도 특히 양자역학에 관련된 내용을 많이 다루고 있고, 틈틈이 과학자의 시각에서 본 사회문제를 언급한다. 예를 들면 DNA의 잉여성을 보고 성장에만 집착하는 사회를 비판한다든지, 성선택을 받기 위한 공작 꼬리의 비경제성에서 우리 사회 규칙들의 불합리성을 본다든지 하는 식이다. 교육문제, 세월호, 위안부 등 현대 한국 사회의 이슈에 대해서도 작가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주제의 다양성보다는 어렵다고 생각되는 물리 개념들을 정말 쉽게 설명한다는 것이다. 정말 어려운 개념은 아무리 쉽게 설명해도 이해에 한계가 있는 법이다. 저자는 그 한계 내에서 가능한 쉽게 적절한 비유를 들면서 설명해준다. 다만 이 책이 교과서처럼 챕터를 구성하여 단계적으로 쓴 것이 아닌 여러 곳에 기고했던 글들을 모아서 정리한 것이라 중구난방이고 중복되는 면이 있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요약하면서 정리를 해봤다. 내 정리 역시 뒤죽박죽이지만.

 

 

· 138억년 빅뱅이 일어났고, 근거는 빅뱅 38 뒤에 만들어진 최초의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한 데서 찾을 있다. 우주의 팽창은 끝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경계 사이의 거리가 늘어나는 것이다. 풍선 위에 점을 찍고 바람을 불면 사이가 늘어나는 것처럼.

평행우주론은 입자들이 동시에 여러 곳에 존재하는 양자역학이 정상이고 오히려 인간이 비정상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는다. 우리도 사실은 그렇게 행동하는데 우주의 동시에 존재하는 다차원 중에 하나가 현재 우리라는 설명이다.

 

· 원자력발전은 우라늄과 같이 질량이 원자 핵이 쪼개 나오 에너지용한다. 무거운 핵이 안정적인 작은 핵으로 변환되면서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이다. 이때 방출되는 에너지는 알파, 베타, 감마라는 가지 방사선 형태를 갖는다. 반대로 핵융합은 수소가 결합하여 안정적인 헬륨이 만들어질 나오 에너지용한다. 태양에서는 끊임없이 핵융합이 일어난다. 핵융합의 원료는 수소인데 현재술로는 중수소나 삼중수소만용할 있어 자원이 무한하다는 것은 현재까지는 적용되지 않는다들이 차지하율은 0.015%정도에 불과하다.

 

· 등속운동하는람은신이 정지해 있다고 생각한다.

 

· 달은 지구로 떨어지지 않는가? 떨어지는 중이다. 다평으로 던져져서 앞으로 나아가며 떨어진다. 지구가 평평하다면젠가는 땅에 닿겠지만 둥근 지구 곡률과 던져 정도가 일치해서 떨어지지 않는다. 인공위성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 중력과 반대 방향으로 생기는 관성력의 세기가 일치하기문이다. 무중력 현상이다.

 

· 사람들은 대개 머리가 좋아야 위대한 과학자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대한 과학자는 문지기를 무시할 아는 사람이다. 아인슈타인이 절대시간이라는 문지기를 무시했을 상대성이론에 도달할 있었고, 하이젠베르크가 운동궤도라는 문지기를 무시했을 양자역학에 도달할 있었다. 그래서 뛰어난 과학자들은 문지기의 말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안으로 들어가서 확인한 결과만을 믿는다. (p. 121)

 

· 폴 디랙은 전자가 가득찬 진공에 에너지를 충분히 가하면 전자가 튕겨져 나갈 것이고, 빈자리는 '양전자' 생긴다고 했다. 이런 부재의 입자를 '반입자'라고 한단다. 반도체 내부는 전자로 가득차 있는데 여분의 전자가 생겨 전류가 흐르는 것을 이용한 것이 'n 반도체', 전자를 약간 없애서 전자의 부재인 홀이 흐르는 반도체를 'p 반도체'라고 한다. 전자기기들은 n, p 반도체의 접합 구조다. (p. 154-156) 이렇게 부재 자체는 실재가 된다. 잘못된 사회에서 비판과 행동의 부재는 자체로 독재와 억압이라는 실체가 된다. 때로 침묵은 금이 아니라 독이다. (p. 157)

 

· 다수의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이런 홍보를 제외하고는 과학 자체를 알리는 그리 열심히 나서지 않고 있다. 대개 너무 바쁜 데다가 이런 일이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일반인들도 과학에 관심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이들은 관심이 없는 것을 당연시한다. (p. 164) 과학자는 자신의 연구를 시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알려야 책임이 있다. 책이 나온 이유 하나도 그런 마음일 것이다.

 

· 양자역학의 핵심 원리 번째. 관측이 대상에 영향을 준다. 양자 중첩이란 공존할 없는 개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 것을 말한다. 물리학적으로 말해서 당신이 순간 장소에 동시에 있을 있다면 중첩이다. 그런데 막상 관측을 하면 전자는 장소에서만 발견된다. 관측이 대상의 상태를 바꾸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관측은 중첩 상태를 깨는 역할을 했다. 이처럼 관측을 통해 중첩이 깨지며 하나의 상태로 결과가 귀결되는 과정을 '파동함수의 붕괴'라고 부른다. (p. 199-201)

 

· 자연은 우리의 심플한 이론과는 달리 프랙탈과 카오스라는 구조로 구성돼 있다. 프랙탈은 동일한 모양이 반복되어 것을 구성하는 것으로 나뭇가지, 나뭇잎, 눈송이 등이 이런 형태이다. 자연이 프랙탈로 구성된 이유는 보다 단순한 정보를 유전자에 담아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일 것으로 추측된다. 나뭇가지는 이렇게, 작은 나뭇가지는 저렇게 다른 방식으로 만들면 그만큼 많은 정보를 담아야 테니까. 카오스는 현상이 선형 구조가 아니라 초기 상태의 조그만 변화가 거대한 차이를 만든다는 것으로, 나비효과로도 유명하다. 자연이 선형 구조일 안정적이라면 조그만 외부 효과에도 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것이다. 반면에 카오스는 그런 예측되는 결과가 없어 외부효과에 민감하기 때문에 우리가 사는 곳이 이런 형태로 되어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은 움직이는 물체의 시계가 느리게 간다고 말해주는데,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경우 시간은 느려지다 못해 정지해버린다. 빛의 시계를 보면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더구나 빛은 질량이 없다. 너무나 가벼워 질량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질량 자체가 0이다. (p. 264)

 

· 인간의 눈은 빛의 특별한 진동수 구간인 가시광선 붉은색, 초록색, 파란색을 있다. 옵신을 종류 가지기 때문이다. 파충류, 조류, 양서류는 4종류가 있고, 곤충은 자외선을 보기도 한다. 포유류는 오히려 종류의 옵신을 가진다. 꽃은 사실 사람보다는 곤충에게 어필을 해야 하는데, 마치 활주로처럼 곤충이 있는 자외선 띠를 가지고 있다고 하니 신기하다.

 

· 소리와 빛은 똑같이 파동이다. 소리가 벽을 타고 돌아가는 반면 빛은 돌아가지 못하고 그림자를 만든다. 파동이 물체를 돌아가려면 파장이 물체보다 비슷하거나 길어야 한다. ''음의 파장이 1.3미터인데 반해 붉은 빛의 파장은 100만분의 1미터 정도이다. 감마선은 원자보다 작은 파장, 전파는 수십 센티미터 정도의 파장을 갖고 있다. (p. 273)

 

· 레이저는 결이 맞은 빛으로, 파동들의 마루와 골이 서로 맞게 것이다. 그러면 빛의 세기도 커지고 방향도 일정해진다. 때문에 레이저는 퍼짐이 적고 분해능이 높아진다. (p. 274)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알파 센타우리는 광속으로 4.3,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의 30 떨어져 있다. (p. 276)

 

· 시간의 속도는 불변이라는 특수상대성이론을 주장한 아인슈타인이 빛의 양자성, 파동이면서 입자라는 또한 주장했다고 한다. 정말 천재다. 비록 양자역학의 비결정론은 인정하지 않으며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지만.

 

 

  전혀 모르는 분야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느낌을 받을 드는 쾌감이 있다. 책은 나에게 쾌감을 준다. 저자가 단독으로 책이 2016, 2017, 2018 해마다 나온것 같은데 차례대로 구매해서 읽어볼 생각이다. 물리 뿐만 아니라 화학, 생물 다양한 분야에서 이런 저자가 나온다면 과학적 사고방식이 자리잡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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