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피프티 피플
정세랑 지음 / 창비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한 병원 건물과 관련된 50명의 사람들(실제로는 51명) 각각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된 소설이다. 책 끝의 작가의 말에서 퍼즐을 언급하고 있는데 50명의 인물들이 서로 미묘하게 연결된 것이 마치 퍼즐 같다. 맞닿아 있는 조각처럼 직접적인 관계를 맺거나 혹은 떨어져 있는 조각들처럼 서로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결국 큰 그림을 완성하는데 각자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등장인물들이 얽혀있다. 따라서 인물 간 관계를 관찰하는 것이 이 책의 묘미인데 앞뒤로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목차에 등장인물 이름을 달아줬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특별히 문장이 아름답다거나 묘사가 뛰어나다거나 하는 점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 작가의 뛰어난 점은 선악, 남녀, 노소, 강약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를 용감하게 창조하고 캐릭터 간의 관계를 설정했다는 것이다. 50명 사이의 관계를 처음부터 다 생각하고 만들었을까 아니면 차례차례 쓰다가 부분적으로 연결시켰을까 궁금하다. 전자라면 굉장히 머리가 좋은 사람이고, 후자라면 머리 쓰느라 꽤나 고생했을 것 같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서두에 살인사건을 배치해서 잔인한 소설인가 생각했는데 그 뒤부터는 기쁨, 슬픔, 안도감, 흐뭇함, 애잔함 같은 따뜻한 감정들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강추까지는 아니지만 분명 보기 드문 형식의 신선한 작품이었다. 작가의 다른 소설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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