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난 몇 번째로 소중해?"나는 좀 짜증이 나서 꽤 직접적으로 물어봤다. 그랬더니엄마는 또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 후 면목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미안하지만 너는 네 번째나 다섯 번째 정도일 거야."당연히 나는 놀라서 입을 떡 벌렸다. 솔직히 말하자면 부모자식의 인연을 끊고 싶을 정도로 심각한 대답이었다. 만약에 자기 목숨이 제일 소중하다고 대답했더라면, 인간은 원래 그런 생물이니까 너그럽게 이해해줘야지 하는 생각도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굳이 콕 집어서 ‘네 번째나 다섯번째‘라고 말하다니.
"희생이라고요? 제가 무엇을 희생했죠? 음식을 구하기 위하서 기아를 희생했고, 만족을 얻기 위해 기대를 희생했을 뿐이에요. 제가 소중히 여기는 분을 안을 수 있고, 제가 사랑하는분에게 키스할 수 있고, 제가 신뢰할 수 있는 분에게 의지할수 있게 된 것, 그것도 희생인가요? 그렇다면 저는 확실히 희생을 즐겨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