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양형 이유 - 책망과 옹호, 유죄와 무죄 사이에 서 있는 한 판사의 기록
박주영 지음 / 김영사 / 201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김영사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이 책은 꼭 읽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현직 판사의 판결문에 있던 양형 이유들 그리고 판결문에는 없던 이야기들까지 무엇이 그를 판사봉이 아닌 펜을 들게 했는지 궁금했다. 눈물 그렁그렁한 눈으로 세상을 보니 온 세상이 울고 있었다는 판사의 말이 시리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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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量刑)이란 판결문 마지막에 이런 형을 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히며 어느 정도 판사의 주관이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종이 한 장에 적어 넣을 수 없다. 그 안에 담긴 회한과 설움 아픔과 분노를 어찌 다 알 수 있을까. 조금이나마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눈물 흘릴 줄 아는 저자와 같은 판사가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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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假定적 삶은 늘 아름답고 애틋하게 다가온다. 후회는 가정을 먹고 자란다. 후회는 불만스러운 현재에 기반을 두므로 언제나 처량하다. 타성에 젖어 살다 보면 그때가 결정적 순간이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 세월이 흘러 과거를 회상하다 목에 가시가 걸린 듯 이물감이 드는 시절이 있으면 ‘그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라며 잠시 고개만 갸우뚱할 뿐이다. 본문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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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부모, 친구, 애인 그리고 ‘나’였을 그에게 세상은 잔인하다. 어찌 보면 우리는 이 세상 속에서 모두가 피해자일지 모른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생각하며 두려워질 때가 있다. 변화의 급류에 휩쓸려 나의 존재마저 위태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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