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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소파
조영주 지음 / 해냄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올드 보이의 최민식처럼 몇 번이나 묻고 또 묻고.
대답이 나올 때까지 물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탐문하는 형사가 아니다.
붉은 소파를 두고 먹이를 노리듯 때를 기다리는
늙은 사진작가 일 뿐.
남들에게는 기행이라 여길 행위(붉은 소파에 앉는 이들을 찍는 여행), 그에겐 누구보다 절실한 목적이 있다. 그 목적의 끝에 기다리고 있는 진실을 위해 살아 온 아버지 일 뿐. 내 딸을 죽음으로 몰아 넣은 범인 이라는 먹이가 손에 걸리기를 바라는 아버지.
아버지에겐 범인과의 절실한 만남을 마냥 기다릴 순 없다. 이제는 없어진 그러나 남아버린 마음의 공소시효가 기다리고 있다. 의미 없는 하나 하나가 모여 거대한 하나로 거듭나는 이야기. 이를 우리는 뒤돌아 운명이라고 말하고 붉은 소파는 남자가, 사진 작가가, 아버지가 운명으로 들어 가는 문이 된다.
항상 닫혀 있던 문, 붉은 소파는 진실을 애타게 원하는 남자에게 원하는 진실을 가져다 주었는지 몇 번을 곱씹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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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내내 올드 보이가 생각났다.
최민식은 이유를 모른채 자신을 가둬 둔 놈을 찾으러 다녔지만 장석주는 내 딸은 죽인 놈을 찾으러 다닌다.
이유는 하나, 왜?
왜 나를 가뒀나...
왜 내 딸을 죽였나....
내 눈에는 알고 싶은 이유에 대한 증오의 열망이 겹쳐보여서. 무심코 영화로 만드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영화화가 되면 다시 한번 최민식님이 맡으시면 좋겠네...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