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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할미 - 짧게 읽고 오래 남는 모두의 명화수업
할미 지음 / 더퀘스트 / 2025년 6월
평점 :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모네의 이야기였다.
눈이 멀어가던 순간에도, 기억 속 풍경을 끝까지 그려내고야 만다는 예술가의 고집.
완성된 작품이 ‘걸작’이란 말로 끝나지 않고, 그 뒷이야기까지 알고 나니 그림이 아니라 인생을 본 기분이었다.
그림을 끝까지 완성하려는 사람의 마음을 보여준다.
최근 전시회에서의 오디오 도슨트로 꽤 많은 설명을 들었고, 이번에 미술관에 간 할미를 읽으면서도 그림은 그저 그 그림만 보는 것이 아니구나를 느끼게 해준다
기존에 한두 문장으로 지나쳤던 설명들이 책 안에서는 하나의 이야기로 확장는 것을 다시 떠올려보니, 그림보다 그림 뒤의 삶이 더 오래 남았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몰라도 괜찮다’는 태도다.
예전엔 미술이 아는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져 벽이 있었는데, 미술관에 간 할미는 친근한 말투와 그림 뒷이야기로 그저 흔한 옛이야기 말하듯 미술사를 따라가게 만든다.
‘미술은 어렵지 않다’는 말은 수없이 들어봤지만, 이 책은 그걸 행동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전시회를 좋아하지만 자주 못 가는 사람,
그리고 전시회를 자주 가지만 그림과의 관계가 조금은 더 깊어졌으면 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림을 본다는 건 눈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그림이 말을 걸 수 있다는 걸,
그리고 그 말을 들으려면 조금은 이야기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편하고 재밌게 알려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