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아트가 뭔지 궁금했을 뿐이었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이란 사전적인 설명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어려운 입장에서는 그 뒤에 '아트'까지 붙어 있어서 더욱 혼란스럽기만 했다. 단순히 가상 세계에서 예술이 존재하는 방식이라고 이해하기에는 정보나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기만 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 책은 nft 아트에 대해 배경이나 현황, 매뉴얼뿐만 아니라 활동하는 아티스트까지 현장감 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디지털 미디어에 둔한 탓인지 혼란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저자가 후기에서 밝히듯이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느낀다'. '정확히 nft가 무엇인지 nft 아트가 도대체 어떤 양상인지 파악하기 어려워 실체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 이전에 판단의 위치에 선' 입장이다. 현재, 인류는 충분히 가상 세계를 받아들였다. 누구라도 서슴없이 디지털 가상 공간에서 소통되는 여러 콘텐츠들을 접하기 위해 저마다 단말기 화면에 눈을 고정시킨다. 현실에서는 도무지 생산적이지 못한 행위인데다 건강을 해치는 행위이기도 해서 한심한 꼬락서니지만, 머리 속에선 신세계를 휘돌며 한없이 활동적이다. 이 가상 세계에서는 무료할 겨를이 없다. 투자도 하고 투기도 한다. 누구라도 주인공이 된다. 그 곳에도 '아트'는 있다. nft 아트를 소개하고 설명하고 응원하는 이 책 표지는 온통 노란색이다. 이것이 상징이라면, 아마도 신호등의 노란색불과 같을까. 파란색불이 켜질 것인가, 빨간색불이 켜질 것인가는 아직 기다려야 한다. 이무진이 노래한 '신호등'에서는 그게 삼 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