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워크 - 강렬한 몰입, 최고의 성과
칼 뉴포트 지음, 김태훈 옮김 / 민음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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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빠르게 변하는 시대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남들이 따라하기 어려운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딴짓을 하면서도 건성으로 처리할 수 있는 부수적이고 피상적인 작업 능력만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인공지능 시대에 혜택을 누리려면 인지능력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완전한 집중의 상태에서 딥 워크(심층적 작업)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나뭇가지가 하나라면 쉽게 부러지지만 여러 개가 뭉치면 쉽게 부러지지 않는 것처럼, 시간과 집중력에 있어서도 가능하면 길고, 연속적이며, 방해받지 않는 시간이 뒷받침되어야 최고 수준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카를 융, 마크 트웨인, 조앤 롤링, 빌 게이츠와 같은 영향력 있는 인물들은 일정 기간 동안 수도승처럼 외딴 곳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작업의 흐름이 끊기지 않고 제대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해서다.

 

오늘날의 업무 환경은 정신을 산만하게 만드는 요소가 너무 많다. 우연적인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에서 창의성이 발현된다는 이론 때문에 개방형 사무실이 유행하고 있지만 자연스러운 만남을 유도하는 구조에만 중점을 둘 뿐 깊은 사고를 위한 공간이 보장되지 않는다. 이메일, 메신저, SNS 같은 네트워크 도구는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중독성 때문에 시간과 주의력을 쪼개 놓는다. 하던 작업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작업으로 넘어가면 주의력의 상당 부분이 원래 하던 작업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짧은 시간이라도 업무가 중단되면 일을 완료하기까지의 시간은 그보다 훨씬 지체된다. '생산성 대리 지표로 쓰이는 분주함'이라는 표현은 충격적이면서도 공감이 간다. 시간당 생산된 물건의 양으로 생산성을 확인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의 지식노동자들은 가치를 입증할 방법이 없어 일을 잘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려고 중요하지 않은 일로 바쁜 척한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 공약에 육아 휴직과 칼퇴근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일찍 퇴근해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면 업무 시간을 줄여야 하지만 생산성을 근무 시간과 동일시하는 환경에서는 자기 할일을 다 끝냈어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실질적인 일에 집중하려면 스스로를 가둬서라도 생각 말고는 할 일이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게 좋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면 시간을 분명하게 나누는 것이 최선이다. 예를 들면, 수시로 확인하던 이메일은 특정 시간에만 보도록 하고, 상대방에게 답신이 없을 수 있다고 미리 양해를 구해두면 의무감도 줄어든다. 무엇보다도 확고한 목표와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만 집중을 방해하는 자극적인 요소들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다. 주어진 시간을 보다 창의적이고 영향력이 큰 활동에 투자하겠다는 각오만 있다면 짬이 날 때마다 무료함을 견디지 못해 스마트폰부터 찾는 습관쯤은 쉽게 고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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