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선생님 10
다케토미 겐지 지음, 안은별 옮김 / 세미콜론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스즈키 선생님>의 가장 긴장감 넘쳤던 에피소드인 스즈키 재판에서 영감을 얻어 문화제에서 공연할 연극 연습을 시작한 2학년 A반. 스즈키의 연극 지도 방식은 연극부원이 인정할 정도로 수준 높고 아이디어가 넘칩니다. 연극이 유기적인 인간관계의 예술이라고 말하는 스즈키는 개인의 움직임이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상대방의 움직임으로 인해 공간의 균형이 무너지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디로 이동할지를 생각하고, 상대방의 대사를 받았으면 받았다는 표시를 확실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죠.

 

 

따로 연극 준비가 한창인 옆 반과 연극부에서는 오해와 갈등으로 인해 그런 균형이 하나 둘씩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스즈키의 신선한 연극 지도 방식을 칭찬했더니 연극부 부장은 자기 방식이 식상하냐며 삐딱하게 받아들이고, 선배에게 비밀로 해주길 바랐던 일이 다른 경로로 귀에 들어갔는데도 친구의 입이 싸다고 단정지어 서로 분위기가 냉랭해져 버립니다. 그러니 연극 준비는 엉망이 되어버릴 수 밖에요.

 

 

스즈키는 연극 연습을 시작하기 전에 자기 반 아이들에게 2+2와 2x2의 차이에 대해 설명합니다. 우연히 답이 같을 뿐인데 자신의 경험을 과신해서 더하기와 곱하기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말이죠. 자신이 믿어 왔던 것에 다른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해야만 불완전한 본능에 따라 서로 경계하고 공격적으로 변하는 일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겁니다. 각박해진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꼭 필요한 마음가짐일 것 같네요. 그런 스즈키의 가르침에 익숙해져서인지 예전 같았으면 남의 말 한 마디에 흥분하며 따지고 들었을 아이들이 이제는 다른 의도가 있지는 않은지 자신의 생각을 의심하며 말을 끝까지 들을 줄 알게 됐습니다. 마지막 한 권을 남겨둔 <스즈키 선생님>에서는 섣부른 판단과 예민한 반응 때문에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졸업생이 끔찍한 계획을 세워 아이들을 위협합니다. 과연 스즈키에게 가르침을 받은 아이들은 어떻게 대응해서 위기를 벗어나게 될지 끝까지 지켜봐야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