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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선생님 3 ㅣ 세미콜론 코믹스
다케토미 겐지 지음, 오주원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모 방송에서 사춘기가 몇 살이냐는 얘기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거의 무의식적으로 중2라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습니다만, 한 출연자가 요즘은 초등학생 때부터 사춘기가 온다고 해서 아차 싶었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중2의 이미지 때문에 당연하게 사춘기라 여기고는 있었지만, 그 시기는 시작점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최정점이라는 사실을 간과했던 겁니다. 아이들의 성장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점점 빨라지고 있는데 여전히 '우리 때'를 기준으로 삼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태어난 시점을 고정시키고 죽는 날을 100세까지 쭈욱 잡아늘린 것처럼 결혼이나 출산 같은 시기는 전체적으로 뒤로 밀려났는데 인생 초반은 오히려 앞당겨진 것을 보면 참 희한합니다. 아무래도 교육이 빨라진 탓이겠죠. 애들이 또 어디서 주워들은 건 많다 보니 말로는 도저히 못 당합니다. 스즈키 선생님 반에 한바탕 소란이 일어나고 여학생 한 명은 큰 부상까지 입었지만 문제를 일으킨 남자아이는 사과는커녕 자기 혼자 나쁜 사람 취급 받기 싫다며 해명할 시간을 요구합니다. 사건과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는 다른 아이에게 괜한 상처가 될 수 있는 일이라 여긴 스즈키 선생님은 만류했지만 자기가 받은 상처만 중요한 아이에게 통할 리가 없었죠. 그 정도로 고집부리는 걸 보면 분명 다른 사정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결국 학급회의까지 열게 됩니다.

속사정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표면적인 이유가 화장실에서 큰일 본 걸 소문내서였다니 너무나 유치해서 살짝 어처구니가 없긴 합니다. <짱구는 못 말려>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니까요. 하긴 우리나라에서도 학교 화장실에서 큰일 보는 게 창피한 일이 돼버려서 수업 중에 집에까지 가서 해결하고 오는 경우가 있다고 하죠. 한창 민감할 시기이니 이해는 가지만, 스스로를 어른이라고 여기며 권리를 요구하는 것 치고는 어딘가 앞뒤가 안 맞아 보입니다. 덩치만 큰 어린애를 가르쳐야 하는 것이 바로 지금의 교육 현실인 거죠. 반 아이들이 자신의 말에 공감하지 않자 아이는 결국 할 말 못할 말 다 퍼부으며 폭주하고 맙니다. 어쩌다 어른이 돼버린 저로서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일이 일상다반사라 남일 같지가 않네요. 저도 덩치만 큰 어린애일지 모릅니다.

스즈키 선생님은 근육 강화에도 적당한 부하와 휴식이 필요하듯 이번 일로 아이들의 마음이 단련되기를 바라며 진지하게 설득하고, 반 아이들도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사건은 일단락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스즈키가 여신처럼 숭배하고 있는 여학생과 새로 부임한 선생님 사이에 근거 없는 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학교는 또 다시 시끄러워지고, 스즈키 선생님은 스트레스로 쓰러지기까지 합니다. 성숙한 몸과 미성숙한 정신의 아이들 사이에서 스즈키 선생님은 과연 무너지지 않고 버텨낼 수 있을까요? 4권엔 훨씬 더 엄청난 사건이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