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집은 내가 되고 - 나를 숨 쉬게 하는 집
슛뚜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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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다.” “... 대단하다.”

<가끔 집은 내가 되고>를 읽으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이다. <가끔 집은 내가 되고>는 무려 95만 구독자를 모은 감성적인 일상 유튜버 슛뚜님의 소소하지만 특별한 이야기 조각들을 모아 만들어진 책이다이 책은 살아지고만 있다고 생각했던 시간을 지나어쩌다 보니 어린 나이에 만나게 된 자유그리고 그 속에서 하나씩 찾아가는 나의 삶과나의 모든 것이 쌓여간 집에 대한 이야기다정갈하게 정리된 글엔 저자의 아팠던 순간과 그 뒤로 찾아온 설렘 같은 것들이 모두 묻어난다. ‘내 집’ 말만 들어도 설레는현대인의 가장 큰 목표! ‘내 집’. 이 커다랗고 설레는 존재 앞에서 온전한 나를 만난 저자의 이야기에 책장이 가볍게 후루룩 넘어간다.

 

아직 조차도 모르는 나는오늘도 난 결혼 안 하고 엄마 아빠랑 평생 살 거야이 집에 얹혀살래~”라고 희희웃고만 있다이제 20대의 후반인데도 말이다.

사실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본 건 아니다그저 미친 듯이 치솟는 서울 집값에.. 월세에.. 치안요리벌레까지.. 아주 많은 것들이 나의 발목을 붙잡았을 뿐이다몇해 전 겪어본 첫 자취를 마지막으로 현실과 타협하며 독립과 내 공간에 대한 꿈을 싹접어버렸다근데이 책을 읽고 또또.. 집에 대한 꿈이 생겨버렸다.

 

생각해 보면 나도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꽤 오래 전부터 해온 것 같다슛뚜님처럼 가족들과 함께 방을 써본 기억 없이 혼자 방을 써왔지만 (4인 가족이라 가능했던 일..) 나에게 주어진 방을 내 맘대로 꾸며본 기억은 없다매번 부모님이 골라준 튼튼해야 한다는 원목 가구들과 커다란 침대그에 맞춘 침구두툼한 프레임을 가진 책장까ㅈ;. 은은한 나무향이 좋았고 가구들은 모두 튼튼해 아~주 오래 사용할 수 있었지만그 가구들이 완벽히 마음에 들었던 적은 없었다난 튼튼하진 않아도 가볍고 차가운 가구들이 갖고 싶었다.

 

20살이 되어 시작한 자취두 개의 집을 오갔던 몇 년이 지나 다시 집으로 돌아온 후나는 그제서야 내 방을 꾸며갔다그 사이에 취향이 변해 결국 내 선택도 원목 가구긴 했지만.. 아무튼 지금 내 방에 들어차있는 가구들은 나름대로 실용적이고꽤 마음에 든다왠지 나와 가구들의 이미지가 닮은 것 같기도 하고비록 아직 붙박이장을 뜯어내는 일도문 위에 시트지를 바르는 일도 뒤로 쭉쭉미뤄두고만 있지만 그래도이 정도면 많이 발전했다.

 

<가끔 집은 내가 되고>라는 제목이이 말이 참 와닿는다나만의 공간을 꾸며간다는 것내 집을 갖고 텅 빈 공간을 내 마음대로 채워가는 과정은 어쩌면 나의 내면을 바깥으로 꺼내놓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나의 생활 패턴에 따라 정해지는 가구의 종류와 위치내 취향에 맞춰 선택한 가구의 색과 모양그리고 작은 소품들과 공간을 채우는 향기까지집과 인테리어란 단순히 이러한 감성~’이라고 포장하기엔생각보다 더 많은 의미들을 품고 있는 단어일지도.

 

나의 취향마음생활목표까지모든 것을 함축적으로 담은 내 집’. 특정 시간에 불을 켜고 끄는 것으로 마음 불편할 일 없고싫어하는 냄새가 나도 모르는 새 나에게 깊이 배어있을까 걱정할 일 없고장미가 그려진 밥그릇이나 갈라진 소파에 한숨 쉴 일 없는 나의 모든 고집이 담긴 내 집. <가끔 집은 내가 되고>에 기록된 저자의 집은 딱 그런 집이다보기에도 딱 예쁜 그 집에 무한한 애정사랑하는 존재까지 더해지니 정말 부족할 것이 없어 보인다온 진심을 원기옥처럼 모아 말을 뱉어본다. ‘아 진짜 부럽다.’

 

매주 집에 관한 예능을 챙겨보며 나는 집과 관련한 운이 좋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는 엄마와 SNS에 올라온 사진과 소품이런 책들을 읽으며 집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는 나꿈은 원대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 모녀는 오늘도 둔탁하고 두꺼운 실내 자전거 하나를 두고 버리네 마네 바꾸네 마네 말다툼을 하고 있다.

 

솔직히, 10년을 살아온 지금 집은.. 첫 우리 집이긴 하지만 인테리어를 하기엔 조금 늦은 것 같다엄마 말에 따르면 이사하기 전에 인테리어를 끝마치지 않는 이상 살면서 바꾸는 건 불가능 하다고 하는데.. 그 부분은 인정한다하지만 포기하겠다는 건 아니다내가 30살이 좀 넘을 때쯤이면 나의 독립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는 부모님과 뒤따라올 나의 새 집을 위하여오늘도 예쁜 집과 소품들의 사진을 스르륵 훑어본다수많은 집을 보다 보면 그 사이에서 얻을 내 취향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이렇게 생각하다 나도 모르게 슛뚜님의 브이로그를 후루룩 봐버렸다다시 생각해도 이 집정말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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