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무삭제 완역본) - 현대판 프로메테우스 현대지성 클래식 37
메리 셸리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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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심과 혐오가 빚어낸 비극적인 결말

 

과학과 기술 발전의 이면복제인조인간에 대한 이슈를 이야기할 때마다 자주 언급되는 작품 <프랑켄슈타인>. 1818년에 세상의 빛을 본 200년이 넘은 소설이자 역사상 최초의 SF 소설인 이 소설은 인간으로서 손대지 말아야 할 금기의 선을 넘은 과학자 프랑켄슈타인과 창조주인 그 조차도 감당하지 못한 그것통칭 괴물이나 악한으로 불리는 존재의 이야기다. 흔히 괴물의 이름을 '프랑켄슈타인'이라 오해하곤 하는데, 프랑켄슈타인은 박사의 이름이며 그의 피조물인 괴물은 따로 불리는 이름 없이 그것(it), 악한, 괴물 정도로 칭해진다.

 

당시 미지의 세계였던 북극을 탐사하던 월턴은 아주 먼발치에서 괴물을 목격하고그 뒤를 쫓고 있던 지친 프랑켄슈타인을 발견해 배에 태운다프랑켄슈타인은 월턴에게 자신이 어떤 것을 쫓고 있는지그 존재가 어떤 일을 겪었고 어떻게 변화해왔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이 소설은 월턴의 편지와 괴물의 탄생괴물이 겪어야 했던 세상과 그에 대한 분노프랑켄슈타인의 후회와 고통혐오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있는데나는 왠지 프랑켄슈타인보다는 그가 창조해낸 괴물에게그의 이야기에 더 많은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개인적인 콤플렉스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돌이킬 수 없는 가장 끔찍한 악, 죽음이라는 불행에 사랑하는 이와의 인연을 찢긴 가족들의 마음. 영혼에 깃든 공허감. 얼굴에 비친 깊은 절망감은 말해서 무엇하겠습니까."


"삶과 죽음이야말로 내가 최초로 뚫어내야 하는 이상적인 경계였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은 어머니를 잃고 불멸에 집착하며 인간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새로운 생명을 창조한다그는 재료를 구하고 괴물의 형체를 쌓아올리며 두근거림을 느끼는데 자신이 창조한 괴물이 실제로 생명을 부여받자 참을 수 없는 역겨움에 그 존재를 버리고 도망치고 만다그는 어떻게든 생명을 창조하는데 성공했지만그것을 똑바로 마주하고 책임질 힘은 없었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보고 받게된 충격으로 환청과 공포에 시달리긴 했으나 이내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간다나름 넉넉한 가정 형편과 프랑켄슈타인을 아끼는 가족들어릴 적부터 연을 이어온 정인까지하지만 태어나자마자 자신의 창조주에게 버림받은 괴물은 평안한 삶을 살지 못한다괴물이 마주해야 하는 세상은 차별로 가득 찬 아주 거칠고 위험한 곳이었다아가씨를 구하려다 되레 생명의 위협을 받았고오랜 시간 지켜본 결과 드디어 믿을 수 있는 친구를 만났다 생각했으나다가가려 용기를 내자마자 그가 꿨던 짧은 꿈은 순식간에 깨지고 만다

 


괴물을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창조주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의 피조물을 책임지지 않고 오히려 크게 혐오한다괴물은 어떠한 선택도 하지 못한 채프랑켄슈타인의 실험 결과로 이 세상에 탄생했으나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한다평범한 사람보다 세뼘이상은 더 큰 키와 덩치거칠고 날카로운 목소리와 흉측한 외모창조주조차 품지 않은 괴물은 아름다운 피조물이 아닌 말 그대로 괴물이었을 뿐이다괴물은 헛간에 머물며 인간들의 말과 그들의 행동지식들을 습득하며 인간의 세계에 조금씩 스며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괴물의 흉측한 외모를 본 인간들은 그가 어떤 말을 하고어떤 마음을 가졌는지 따위는 궁금해하지 않고그저 괴물을 배척할 뿐이다.

 

괴물은 프랑켄슈타인과 인간들에게서 받은 상처로 인해 잘못된 선택을 한다자신은 갖지 못한 소중한 것들을 한가득 갖고 있는 프랑켄슈타인에게 상실과 고통을 경험하게 하는 것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이 창조한 피조물에 의해 고통과 후회혐오를 느끼고 끝내 분노를 느끼며 괴물을 뒤쫓는다넘어선 안될 선을 넘은 자에게 남은 것은 감출 수 없는 상실감과 파멸뿐이었다.


이는 <프랑켄슈타인>의 저자 메리 셸리가 앞으로 다가올 과학기술의 발전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대략 짐작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생명이 없는 신체 조각들을 모아 새로운 생명을 창조해낸 것은 분명 엄청난 기술이다. 하지만 그것을 책임지고 적절히 다룰 마음과 대비책을 전혀 세우지 않은 채 실험을 진행하고 후회와 혐오도망을 반복한 결과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소중한 사람들을 잃게 된다과학기술의 발전 또한 그렇다발전하고 있는 기술과 그 결과물을 적절히 보호할 방법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비책 등을 전혀 세우지 않고 정해진 영역을 넘는데만 집중하면 그 끝엔 파멸만이 있을지도 모른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창조한 그날을 후회한다그리고 이내 괴물을 혐오한다그가 괴물을 혐오한 이유는 인간과 다른 혐오스러운 외모와 나의 가족친지들을 죽였다는 사실때문이다괴물이 프랑켄슈타인의 가족들을 해한 건 분명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지만그가 괴물을 미워할 정당한 자격이 있는 걸까. 프랑켄슈타인은 뒤늦게 실수를 통감하고 다시는 같은 괴물을 창조해내지 않으리라 결심하지만 때는 늦었다.

 

 

<프랑켄슈타인>은 손대지 말아야 할 금단의 영역에 손을 댄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광기와 후회, 파멸을 통해 과학 기술의 발전과 동시에 우리가 해결하고 대비해야 할 문제들, 그에 대한 책임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처참한 외부자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들을 통해 그들의 선하고 악한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이 날 경멸하는데 왜 나는 인간을 존중해야 하는 거요?"

"내 심장은 사랑과 연민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요."

 

인간과 똑같은 언어를 쓰고, 사랑과 연민을 느낄 수 있지만 모두가 사랑하지 않은, 모두가 혐오했던 존재는 마지막까지 외로움의 구렁텅이로 빠져든다. 저주스러운 창조자는 끝까지 피조물을 책임질 수 없었고 피조물은 한 번 더 절망을 겪는다. 괴물은 정말 죽음을 택한 것일까. 그것을 '악한'으로 만든 건 과연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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