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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 괜찮아 보이지만 괜찮지 않은 사회 이야기
오찬호 지음 / 북트리거 / 2020년 8월
평점 :
“괜찮아 보이지만 괜찮지 않은 사회 이야기 ”
책의 표지를 보면 한 사람이 꼭대기에 우뚝 서 있고, 사람들이 겹겹이 겹쳐서 4개의 층을 이루고 있다. 난 이 책의 표지를 보면서 사회 상위 계층의 한 사람이 존재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개의 층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사회적 위상이 높은 사람의 모습만 보이고 그 외의 사람들이 철저하게 배제당하고 있음을 모순적으로 보여준다고 느꼈다. 책의 내용을 설명하는 목차와 함께 짧게 작가님의 프롤로그가 쓰여 있다. 프롤로그 말미에 ‘코로나 22, 코로나 24가 등장하더라도 덜 위태로울 사회를 함께 만들어 나가길 소망한다.’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면서 작가님이 현대 사회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신다는 것을 다시 엿볼 수 있었다.
· 책의 내용 구성
세 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으며, 환경, 지역격차, 동물, 난민, 부동산, 소득 불평등, 미디어 등 사회 현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누구든지 한번은 고민해 봤을 법한 사회 현상들이고, 이야기를 처음 시작할 때 사회적 이슈를 하나 제시한 후 다른 관점을 가진 두 사람의 대화를 보여주고 난 후 저자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이야기 : 이거 봐, 역시 세상은 무탈하지 않아
·지역 격차 – 한국 사회에서 ‘지방’은 어떤 의미일까? -서울 사람은 절대 모르는 차별이 있다- (P.30)
“솔직히 이런 지방 고등학교에서는 무리야. 대치동에서 학원 다니는 학생들이나 가능성이 있는거지. 촌구석에서 논술은 무슨 !” (P.36)
수도권과 지방간의 지역 격차는 분명히 존재한다. 수도권은 수도권이라는 이점과 더불어 학업 관련한 학원가들이 성행하지만, 지방은 그렇지 못한 곳이 더 많다. 대학 입시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우리나라에서 수도권과 지방에 살고 있는 학생들의 차이는 극명하게 나타난다.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EBS 방송과 공교육 강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사교육의 차이 심화로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추세이다. ‘지역 격차’를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교육 입시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은 나도 지방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수도권과의 교육 차이를 느끼며 대학을 진학했다. 수도권에는 교육 제도가 이미 실행되어 한참 단점을 보완중인데, 지방에서는 수도권에 정착 이후 뒤늦게 교육 제도를 접하게 된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그래도 지방보다 수도권이 낫지. 괜히 수도권이 아닐거야’ 라는 생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만큼 지방에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지방에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생각을 가지며 성장하게 될 것이다. 미술관이나 아쿠아리움, 대형 병원 등 인구의 절반 이상이 밀집되어있는 수도권에 위치해 있고, 지방 사람들은 수도권처럼 혜택을 누리지 못하며 살아간다. 한국 사회에서의 ‘지방’에 대해 의논하기 전에 지방과 수도권 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를 먼저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이야기 : 이 세상 모든 존재에 대해 예의가 필요하다
· 장애인 – 당연한 권리를 왜 장애인에게는 특혜라 할까? _호의를 베풀었더니 권리인 줄 아느냐는 이들에게 (P.104)
“ 장애인 씨, 장애인이 이 세상 사는 데 특권입니까? ... 장애인은 특권이 아니라 일반인이 배려하는 겁니다.” (P.105)
사회는 더불어 살아야 한다.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차별받아서도 안 되고 건강하다고 해서 그 사람들에게 초점이 맞춰진 세상은 아니어야 한다. 전에 역차별과 관련된 뉴스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역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많은 의견들이 오고 갔지만, 결국에는 배려의 문제였다. 장애인들에게 주는 혜택에 대하여 특혜라고 말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왜 특혜일까. 그들은 나라로부터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를 보장받았을 뿐이다. 그들이 원해서 장애인이 된 것도 아닌데, 그렇게 날카롭게 말할 필요가 있을까. 작가님은 마지막에 이런 이야기를 하신다.
‘일상이 유지되는 데 누군가의 허락이 있어서는 안된다.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건 비장애인들의 동정 가득한 시선이 아니다. 불평등한 삶의 여러 조건을 제거하고 개선하는 구체적인 변화만이 이 사회를 조금이나마 평등한 쪽으로 이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말에 공감했다. 세상을 바꾸는 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더 나은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장애인들이 조금 더 편안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세 번째 이야기 : 불평등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 끝까지 의심하기
· 소득 불평등 – 정말 ‘계급’은 사라졌을까? _‘노오력’을 해도 달라지는 게 없다면 (P.166)
‘소득 불평등’, 똑같이 일하더라도 각자가 벌게 되는 소득에는 큰 격차가 생긴다는 것이다.
전문직에 종사하게 된다면 많은 돈을 벌 것이고, 일용직을 하게 된다면 적은 수입이 생길 것이다. 이건 자본주의 사회가 낳은 폐해에 속한다.
여기서 방과 후 수업을 딱 하나 듣는 소희와 아버지가 병원 원장이어서 배우고 싶은 것을 마음껏 배우는 민주의 이야기가 나타난다. 꿈이 많았던 소희는 결국에는 소득 불평등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의 꿈을 접게 된다. 그렇게 소희와 민주는 서로의 차이를 느끼며 멀어졌다.
이와 같이 소득 불평등은 사람을 얽매이게 한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은 돈이 최고인 시대가 되어 버렸다. 소득 불평등이라는 말, 정말 가슴 아픈 말이다. 돈 없는 사람들이 돈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시대.
개인적인 후기를 이야기하자면,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했다. 오찬호 작가님이 풀어내는 사회 현상을 보면서, 어느 현상이 있을지라도 관점의 차이는 존재하며 사회 문제를 접하는 데 있어서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사회 문제에 대한 시각을 넓히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