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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다 보면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49
김지안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4월
평점 :
차 주변으로 반짝이는 홀로그램이 박힌 표지가 예쁜 책. 달리고 달려서 어디로 가는 걸까. 호기심과 기대로 펼친 첫 장은 피곤함 그 자체였다. 삐비빅- 울리는 알람에 눈도 못 뜨고 일어난 뚜고 씨가 있었다. '오늘따라 더 피곤한 뚜고 씨의 출근길.' 그 문장 위로 뚜고 씨의 출근길이 시작된다.
그날은 날씨가 아주 좋은 날이었다. 하늘은 푸르고 강은 맑게 반짝이는, 출근하기 딱 싫은 그런 날 말이다. 다크서클이 잔뜩 내려온 채 운전하는 사람들 사이로 뚜고 씨도 간다. 극심한 정체에 영혼마저 탈출할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런 와중 정말로 탈출한 건 따로 있었으니! 그건 바로 내비게이션에서 탈출한 노별. 노별이 알려주는 대로 운전을 하는 뚜고 씨.
막막 터널을 지난 뒤 쾌속 주행이 시작된다. 뚜고 씨와 노별을 따라 꽃도 피어난다. 몽글몽글. 동글동글. 폭신한 솜뭉치처럼 보인다. 잠도 푹 자고 맛있는 음식으로 배도 든든하게 채웠다. "어디든 상관없어." 뚜고 씨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한참을 달렸다. 그렇게 달리다 보면 두 눈을 가득 채우는 바다가 나타난다.
사람들은 누구나 뚜고 씨처럼 가야만 하는, 즉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은 자신의 삶을 잘 살아내기 위한 게 아닐까 싶다. 잘 살기 위한 목표 아래 잠깐의 고통은 참기로 한다. 그러다 보면 하루가 가고, 한 달이 가고 일 년이 간다. 시간은 계속 달린다.
이 책은 나에게 '너 너무 바쁘지?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 너무 바쁘지만 오늘 하루쯤은 푹 쉬어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눈을 돌려 여유를 갖게 하는 책이다. 열심히 달리는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이 책을 쥐여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