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미건조한 오트밀에 레몬식초 2큰술을 더한 하루
타라 미치코 지음, 김지혜 옮김 / 더난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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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년 12월 나가사키에서 태어난 타라 미치코. 스물일곱에 결혼해서 남편과 함께 자식들을 키우며 살았다고 한다. 7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55년 된 서민 아파트에서 혼자 생활하는 그녀는 '혼자라서 외로운 삶이 아니라 혼자라는 자유를 만끽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나이 듦을 인정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그녀의 삶을 따라 읽었다.


책은 총 7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1. 혼자라서 외로운 게 아니라 혼자라서 자유롭게
  2. 나이 들수록 간단하게 그러나 품격을 잃지 않는 한 끼를
  3. 무리하지 말고 내 몸이 할 수 있는 딱 그만큼
  4. 소소한 삶에 작은 변화도 큰 즐거움입니다
  5.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게 딱 적당한 거리
  6. 집도, 재산도 없지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7. 늘 그래 왔듯이 지금을 즐기려 합니다


목차만 봐도 그녀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그려진다. 코로나19로 외출을 하지 못할 때 집에서 유튜브나 영화를 보고 독서, 바느질, 뜨개질 등 하고 싶은 일을 잔뜩 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혼자지만 외롭지 않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유를 누렸다. 이렇게 '혼자 라이프'를 즐기는 그녀지만, 사람을 만나는 일도 꽤 좋아한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고령자 커뮤니티'를 적극 이용해서 취미생활을 즐긴다. 그림엽서, 불경 필사, 마작, 기모노 리폼 수업을 듣는다고 한다. 정말 부지런하고 열정적이다.


'노인 친구'는 든든한 동료랍니다. 비슷한 세대이기에 나눌 수 있는 이야기,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게다가 이런 취미 생활은 정보를 교환하는 장이 되기로 한답니다. 아주 친밀한 사이가 아니더라도 다른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만으로 기분 전환이 되어 생활에 활력을 가져다 주죠.(p. 31)

그녀는 새로운 도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중학생이던 손자의 제안으로 2020년부터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한다.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 보니 구독자가 15.3만 명이다. 꽤 많다. 오늘부터 나도 구독했으니 한 명 더 추가되었다. 9개월 전 업로드한 야키소바 만드는 영상을 봤다. 손자와 함께 먹을 음식을 만드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덩달아 즐거워진다. 최근에는 [ASMR cooking]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업로드하셨다. 쌀 씻는 소리, 비커에 물 담는 소리, 양파껍질 벗기는 소리, 감자와 당근 써는 소리까지. 보글보글 끓는 동안 손뜨개를 하는 모습이 귀여우셨다. 할머니 팔에 가려져 까맣게 보이는 화면도 웃기다. 편집하면서 당황했을 손자의 난감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다.


어릴 때부터 바느질을 좋아했다는 그녀는 '버림받은 작은 조각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는(p. 145)'일을 통해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사과 껍질 하나 함부로 버리지 않는 그녀의 마음이 느껴진다. 매일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고 시간 맞춰 식사를 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에 들기까지, 루틴에 진심이다. 일상을 소중히 한다는 결국 자신을 소중히 한다는 아닐까 싶다. 나이 드는 것이 기대되기도 한다는 그녀의 말이 인상적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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