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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 인생이라는 장거리 레이스를 완주하기 위한 매일매일의 기록
심혜경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매일매일 공부하는 할머니가 되기를 꿈꾸는 한 '공부 생활자'의 기록이다. 심혜경 작가님은 "자신이 꿈꾸던 이상적인 모습에 가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 순간, 새로운 시도를 하고는 싶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순간, 다른 인생을 살아보고 싶은 순간에 다다른 사람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소개한다.
책을 읽기에 앞서 '공부'라는 말이 주는 이미지를 떠올려봤다. 공부를 하고 나면 시험을 본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잘 하고 싶은데 잘 안돼서 피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생각해 보면 아이들이 캐릭터를 색칠하는 활동도 색칠공부라고 한다. 공부는 정말 상상 그 이상으로 침투해있구나 싶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공부를 할 때 뭔가 엄청난 성과를 내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다. 작가님은 바이올린, 바느질, 수채화, 일본어, 중국어 등 다양한 장르에 발을 담그고 공부를 하셨다. 새로운 걸 배우고 싶어질 때는 가볍게 시작하는 게 좋다(p. 27)고 하면서 말이다. 바이올린이나 바느질, 수채화도 넓은 의미에서 보면 공부가 될 수 있다. 악기 공부, 수예 공부, 미술 공부. 공부라고 해서 부담스럽게만 생각할 게 아니라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배워보고 싶은 것을 배우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27년 경력의 사서이자 번역가이자 작가인 저자는 다른 작가의 책에 나온 좋은 내용을 인용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또 다른 책을 찾아 읽게 하는 공부를 하게 만들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살짝 옮겨오자면 다음과 같다. "헛되어 보내버린 이 시간 안에 진실이 있다는 것을 마지막에 가서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 그것이 바로 배움의 본질적인 성과다. - 질 들뢰즈(프랑스 철학자)(p. 63)", "모든 일에는 결정적 순간이 있다.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사진작가)(p. 92)"
실컷 공부를 하고 '다음에는 또 어떤 것을 해볼까?'라며 입맛을 다시고 있을 작가님의 모습이 그려져 입가에 웃음이 가득해진다. 멋진 할머니로 나이들 작가님처럼 나도 재미있게 배우며 나이 들고 싶다. 이제 막 한 살 더 먹었으니까, 나는 다음에는 또 어떤 것을 해볼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