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팬더
타쿠미 츠카사 지음, 신유희 옮김 / 끌림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타쿠미 츠카사의 금단의 팬더. 제목과 표지부터 상당히 재기발랄합니다. 금단의 팬더라니, 팬더가 뭐 어쨌단 말일까요? 표지에는 대나무를 우적우적 씹는 팬더에 양념을 치는 요리사가 있습니다. 도대체 뭔 내용인지 상상이 가지 않아 뒷표지를 봤습니다.

"그 냉장고 속에는 지금껏 당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끔찍한 재료가 들어 있다!"

이런 문구가 확 눈에 들어옵니다. 그렇다면 워싱턴 조약을 피해 은밀히 팬더라든지 동물을 먹는 미식가들의 이야기들일까요? 그런 생각을 하며 책을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미스터리를 좋아하고, 거기에 요리에 대한 맛있는 묘사가 나오는 책 또한 좋아하니 취향에 딱 맞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확실히 맛있는 묘사가 많이 등장하기는 합니다. 작가인 타쿠미 츠카사는 십여 년 넘게 요식업에 종사하며 발군의 실력을 쌓은 요리사라네요. 그런 전문가가 요리에 대해 썼으니 요리에 대한 묘사는 당연히 훌륭할 수밖에 없겠죠. 요리소설이라는 말에는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는 여러 요리가 등장하는데, 그 묘사를 읽으면서 침이 고일 정도였으니까요.


그렇다면, 미스터리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미스터리 부분은 '비스트로 코타'의 오너 셰프인 코타가 아내와 함께 참석한 결혼 피로연장에서 만난 신랑과 그 가족, 회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살인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미식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확실히 대단한 것 같습니다. 더 새롭고, 더 맛있는 것을 원하는 인간의 욕망. 인간은 살기 위해 먹지만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습니다.  그들은 지금에서는 전혀 허락되지 않는 금단의 재료에까지 손을 뻗치려 듭니다. 그게 과연 옳은 것인가는 둘째치고, 맛이 궁금해지는 것은 저 또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동물이자 미각의 쾌락을 쫓는 인간이기 때문일까요?

금단의 팬더에 대해 독자들이 평가는 상당히 냉혹한 편입니다. 이 정도는 예상했다 라든지, 너무 약한 거 아니냐? 라든지. 저 또한 재미있게 읽기는 했지만 2008년 제6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치고는 너무 평이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냉장고 속에 들어있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끔찍한 재료는 확실히 끔찍하고 징그럽습니다. 결말 부분에서 보여주는 인간의 욕망이라는 것도 섬뜩하긴 합니다. 하지만 미스터리 소설들의 잔인한 묘사라든가 반전에 익숙해져 버린 탓일까요? 미스터리의 장르적 특성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이런 소재는 많이 채택되어왔죠. 그래서인지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지금은 대나무를 씹으며 한가롭게 노니는 팬더가 이 소설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그 옛날 팬더는 무엇을 먹고 살았던 것일까요?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읽어보시길. 미스터리 부분은 약간 취약하지만, 요리의 묘사에 흠뻑 빠져들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 금단의 팬더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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