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시리즈 1~4편 세트 - 전10권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김혜원 외 옮김 / 문학수첩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해리 포터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작가인 조앤 롤링은 이 시리즈를 통해 일약 신데렐라가 되었습니다. 근근히 살아오던 그녀의 삶은 이 책으로 인해 역전이 되었지요. 이제 아이가 빨리 자라 신발이 안 맞을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던 그녀의 말이 생각납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 전세계의 독자들은 열광했습니다. 마법사들의 세계가 지금 이 땅에 존재하고, 우리는 마법에 대해 전혀 모른 채 보통 사람의 삶을 살아간다는 설정을 기반으로 한 해리 포터 시리즈. 마법의 재능 없는 보통 사람들, 마법사들의 세계 바깥에서 사는 사람을 머글이라고 합니다. 책을 읽는 독자들은 머글로서 이 책을 통해 마법사들의 세계를 엿보는 셈이죠.

주인공은 책 제목에도 당당하게 박혀있듯이 해리 포터입니다. 그는 이모인 페투니아의 집에서 불행하게 살아왔습니다.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쥐새끼처럼 숨어 살아온 아이입니다. 그러던 그는 마법학교 호그와트에서 온 입학 설명서를 보게 되고, 사실은 자신이 마법사 세계에서 이름을 말하면 안 되는 '볼드모트'를 물리친 영웅으로서 칭송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죠. 그의 이마에 나 있는 번개 무늬 흉터는 그때의 자랑스러운 흔적이라는 사실도. 이모와 이모부, 그리고 두들리의 구박을 받으며 그림자 속에서 살아오던 해리 포터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마법사 세계에 발을 내딛게 됩니다.

마법사와 마녀. 그들이 살아가는 세계는 해리가 지금까지 살아오던 세계와 같으면서도 너무나 다릅니다. 그들은 이 세계에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머글들이 모르는 마법을 가지고 그것을 이용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해리는 자신의 지팡이를 갖게 되고, 마법의 존재를 알고 배우게 되며,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하게 됩니다. 그가 호그와트에 오면서 얻은 것은 그저 마법 뿐이 아닙니다. 이제서야 한 명의 사람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고 해야할까요. 그가 느껴보지 못한 가족간의 애정은 친구인 론의 가족들로부터 어렴풋하게 느끼고, 론과 헤르미온느를 만나며 해리는 진정한 친구 또한 얻게 됩니다.

해리 포터가 영원한 숙적인 볼드모트를 막는 것이 주된 줄거리인데, 그 사이사이에 마법사 세계를 엿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과자와 달콤한 것으로 가득찬 허니듀크가 있는 호그스미드. 이리저리 구조가 바뀌는, 비밀스런 마법 학교 호그와트. 빗자루를 타고 즐기는 마법사들의 스포츠인 퀴디치 경기. 조앤 롤링은 마법사들의 세계를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해 온갖 것으로 채워넣습니다. 독자들은 철저히 제3자의 입장이지만, 이런 마법 세계가 정말 존재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며 책을 읽게 됩니다. 머글들과 마법사가 공존하는 세계관의 힘이겠죠. 독자들은 한 번쯤 이 마법 세계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열망에 잠기게 됩니다. 

사실 해리 포터 시리즈를 읽으면서, 해리가 제대로 커가는 것인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바깥 세계에서는 멸시와 조롱을 받던 그가 갑자기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니 말이죠. 한창 커가는 청소년인 그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불사조의 기사단을 읽으면서 그의 영웅 증후군이라고 해야 할까. 해리에게 있어 자신이 영웅이 되어 볼드모트를 무찔러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마법세계에서의 연락도 없이 조용한 나날을 보내던 해리는 결국 그 압박감을 참지 못하고 외칩니다. 내가 누구지? 볼드모트를 막아 마법 세계를 구한 사람이 누구냐고!!
해리가 볼드모트를 구하며 모두의 선망과 때로는 존경까지 받으며 지내온 것이 이런 영향을 끼치기도 했구나-하고 느낀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이 시리즈를 얘기하며 세베루스 스네이프란 캐릭터를 말하지 않을 수 없는데 악역이라 생각했던 그의 이야기가 결말로 다다르면서 반전되는 모습은 놀랍기까지 합니다. 조앤 롤링이 몇몇 캐릭터를 다루는 모습에 있어 잔혹하다는 느낌까지 주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스네이프입니다. 스네이프의 해리를 괴롭히던 행동이 정당화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사실 그의 학창시절을 보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고 잠시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조앤 롤링이 싫어했던 선생님을 모델로 만든 캐릭터라고 했었던가요. 상당히 불쌍한 캐릭터였습니다. 결말까지도 말이죠.


해리 포터 시리즈는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점차 해리가 커가고 죽음을 먹는 자들과의 싸움이 심화되면서 그들이 겪는 피해와 고통은 너무나 사실적입니다. 아이들이 읽는 동화에서처럼 간단한 승리란 건 없습니다. 지금까지 시리즈가 진행되며 애정을 가지고 있던 캐릭터들이 그들이 믿는 정의를 지키려 맞서 싸우다 희생되더군요. 그들의 의지가 훌륭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등장인물들이 하나 둘 씩 죽어나가고, 다치고, 그들의 가족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며 살짝 가슴이 아팠습니다.

시작은 구박받으며 볼품없이 살아온 소년이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마법 세계의 문을 열면서 시작되었으나, 마지막은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그 마법 세계의 평화를 지키며 끝이 났습니다. 우리가 지금 이 세계를 살아가는 것처럼 그들도 그들만의 세계를 살아가겠죠. 언젠가 살짝 스쳐간 사람이 마법사일지도 모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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