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전집 양장 세트 - 전9권 (2판) - 일러스트 500여 컷 수록 셜록 홈즈 시리즈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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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여러 추리소설을 읽어왔지만, 저에게 있어 최고의 명탐정은 셜록 홈즈입니다. 처음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를 셜록 홈즈를 통해 접했었죠. 그 때는 셜록 홈스라는 이름으로 번역된 책을 읽었던 것도 같고 상당히 가물가물하지만, 범인의 눈으로는 전혀 알 수 없는 흔적들을 보고 훌륭한 추리를 해내는 셜록 홈즈에게 감탄했던 기억은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옆에서 티격태격하고, 괴팍하다면 괴팍한 홈즈와 우정을 나누던 왓슨 박사의 매력까지! 지금까지도 전혀 매력이 바래지 않네요. 오히려 추억이라는 애틋한 감정까지 더해져 읽을 때면 감회가 새롭습니다. 심플 플랜의 홍보 문구에 있던 '아직 읽지 않은 당신이 부럽다'는 말을 아직 셜록 홈즈를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기도 합니다.

얼마전에 KBS에서 영드 셜록을 방영했었는데, 그것을 보고 나니 셜록 홈즈가 한층 더 그리워져 책을 펼쳤습니다. 역시 셜록은 영국에서 만들어야지! 같은 굉장히 편협해 보이는 발언을 하면서 말이죠. 영드 셜록에서는 셜록 홈즈가 니코틴 패치를 붙이고,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합니다. 홈페이지며 트위터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셜록 홈즈가 그대로 현대로 옮겨온 것이죠. 살짝 바뀐 부분들도 있지만, 원작의 내용을 차용하여 드라마를 전개하는 작가의 내공에 감탄했습니다. 셜록 홈즈의 팬이라면 분명 깨알같은 재미를 느끼며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저에게 있어 최고의 명탐정이 셜록 홈즈라고 말은 했지만, 셜록 홈즈는 사실 완벽한 탐정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의 추리는 무리라고 생각되기도 하고,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지 않으면 알 수 없지 않은가 싶은 것들도 많습니다. (문득 홈즈의 작가 코난 도일 경이 어느 사건에서 홈즈의 수사 기법을 이용해 추리를 했었다는 얘기가 생각나네요.) 또, 한 사람의 인간으로 보자면, 셜록 홈즈는 모자란 부분이 많은 사람입니다. 자꾸 영드 셜록을 들먹여서 죄송하지만, 거기서 나오는 셜록의 대사 한 줄을 따오자면 '난 사이코 패스가 아니야. 소시오패스지.' 라고 말합니다. 그 말 그대로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셜록 홈즈는 보통 사람들이 보자면 이상하고, 기이한 사람에 가깝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상식, 지식이라고 부르는 부분이라도 자신이 필요없다면 싹뚝 잘라버리고 잊어버리는 점이라든지, 한없는 권태로움에 잠겨 마약에까지 손을 대는 점이라든지, 범인들을 무시하며 잘난 체 하는 점이라든지. 

그런 괴팍함을 가지고 있는 홈즈이지만, 이렇게 오래도록 사랑을 받는 이유는 뭘까요. 내용에 있어 특출난 트릭이라거나 놀랄만한 반전이 있지는 않습니다. 위에서 말했듯 셜록 홈즈는 괴팍한 사람에 가깝고, 자신의 흥미를 쫓아 되는 대로 사는 듯한 인상을 주는 탐정입니다. 그런 셜록 홈즈는 지금까지도 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며, 작가들의 손에서 재창조되고 있죠. 그의 열렬한 추종자 또한 엄청나게 많습니다.

셜록 홈즈가 오래도록 사랑을 받고, 셜로키언이니 홈지언이니 하는 추종자들을 낳는 것은 아마 셜록 홈즈가 부족한 부분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갑자기 뭔 소리냐 할 수도 있겠지만, 셜록 홈즈라는 사람 옆에서 든든한 편이 되어주는 왓슨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셜록 홈즈는 소설 안에서 아이린 애들러라는 여자에게 한 방 먹기도 하고, 권태로움에 빠져 축 늘어져 있기도 합니다. 사건만 보면 음식 냄새를 맡은 개처럼 벌떡 일어나 사건에 뛰어듭니다. 왓슨을 무시하는 것 같지만, 가끔 왓슨에 대한 애착을 보이고는 합니다. 왓슨이 결혼하는 것에 미묘하게 반대의 의사를 보인다든지, 그의 부인이 죽고 난 후 자신이 병원을 건너건너 인수하면서까지 그를 불러들인다든지..... 그런 점에서 오히려 인간다움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요? 놀라운 추리 능력을 가진 탐정이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서툰 면을 가진 사람의 냄새가 납니다.

셜로키언이 되려면 먼저 '셜록 홈즈가 실존 인물임을 믿어야 한다' 고 합니다. 갑자기 그 말이 생각나네요. 인간다운 모습이 있는 탐정 셜록 홈즈. 영국의 베이커 가 221B에 가면 안락의자에 앉아 있는 셜록 홈즈가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이 듭니다. 그의 곁을 지키는 든든한 벗 왓슨 박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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