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침이 온다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가슴이 너무 먹먹했다.
나와 너무도 닮은 사토코여서일까...
나는, 결혼을 하면 당연히 아이는 생기는거라고
생각했다.
자연스레 생기는거라고 믿어의심치않았고, 그 생각에는
일말의 의심도 없었다.
사토코처럼...
하지만, 그런 자연스런 믿음과
의심은
결국엔 내가 결혼생활 4년만에서야
깨져버렸다.
난임, 불임이라는 단어도 관심있게 자세히 들여다본것도
아마 그즈음이지싶다.
포기와 절망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질쯤,
오랜 시간 엄마를 찾아 여행하다 마침내 나에게도 이쁜
천사가 날아왔다..
어둠의 끝에서, '나에게도 아침이
왔다'
내가 그 시간들을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그러지 않았더라면, 이 이야기가 이렇게 더
와닿았을까?
오랜 난임치료 끝에
입양을 주선하는 단체에서 아이를 입양한 '사토코'
모든걸 갖춘, 밖에서 보면 평범한듯보이지만
평범치않은 가정에 어느날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아이를 돌려주세요'
고지식한 부모 밑에서 평범하게
자랐지만,
중학생 어린 나이에 원치않은 임신으로
어쩔수없이 아이를 낳은
'히카리'
소설은 이 두 여자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원해도 아이를 낳을수 없어 아이을 입양한
여자와
원치않은 임신으로 아이를 낳아 키울수 없어 아이를
입양 보낸 여자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부모의 믿음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부모의 외면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핏줄이란, 가족이란 의미가
노력없이는 어려운 관계가 될수도
있다는것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미혼모의 임신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원치않은 임신과 출산으로 아이를 버린
그녀들에게는
모성이란 없을꺼라고...
하지만, 사회적인 편견과 양육의 어려움으로
어쩔수없이 그런 선택한 그녀들에게도
분명, 어미의 마음이 있을것이다.
그런 '히카리'에게서 연민이 느껴져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낳았다고해서 다 부모는 아니고,
키웠다고해서 부모가 아닌건
아니다.
핏줄로
이어진 친부모와 말다툼 같은 대화를 하면서
가족이란
노력해서
쌓아 올리는 것임을 깨달았다.
가족은
아무리 핏줄로 이어졌다 한들 오만하게 굴어서는
쌓아 올릴수 없는
관계다.
p.140
참으로 오랜만이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눈물을 흘려본적은.. 가슴
한켠이 아리듯 뜨거워짐을 느껴본적은...
오랜 시간 책을 접해오면서, 마지막장을 덮으며 정말 잘됐다..라고
안도의 숨을
내어본적이 있었던가?
처음이다, 이토록 환한 웃음을
지어본적은..
오랜만에 정말 좋은 작품을
만났다.
인물들의 탁월한 심리묘사가 너무나
좋았고,
난임, 입양,미혼모라는 사회적인 소재를 현실감 있게 잘 풀어낸것
또한...
주인공에게 아침이 온것처럼, 나에게도 아침이 왔다
.
다시 한번, 가족이란 무엇인가..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좋은 계기가
되었고,
아이에게 한없는 사랑과 믿음, 좋은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또한번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