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않아서 좋았던 것, 하지 않았으므로 그가 지킬 수 있었던 것,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잃지 않았던 모든 것. 케이크의 맛은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응축시켜놓은 것처럼 아주 진하고 깊다.
극락조
《딸에 대하여》, 《9번의 일》, 《경청》그리고 《완벽한 케이크의 맛》 김혜진 작가의 글은 내 안의 내놓지 않은 것을 내어놓게 만든다. 단편임에도 한편 한편 필사하고 싶다.
십년 그럼에도 수지는 미란을 다시 만나고 싶었다. 오늘 자신이 만난 건 미란뿐만이 아니라 지난 시절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것을, 과거의 나를 만나는 건 그 시절을 함께 지나온 누군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미란을 통해 실감한 덕분인지도 몰랐다. - P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