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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그리고 은총의 빛
에디트 슈타인 지음, 뱅상 오캉트 엮음, 이연행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10월
평점 :
침묵 그리고 은총의 빛 - 에디트 슈타인 지음
여러분은 '좌우명'이 있으신가요? 저는 처음 좌우명이란 것을 알게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국어선생님이 한 남학생에게 "너 좌우명의 뜻은 아니?"라고 질문을 하셨을 때였답니다. 그 때 그 남학생은 아주 당당하게 "왼 좌! 오른 우! 이름 명!"이라고 대답하면서 주변의 웃음을 샀었답니다. (사실은 자리 좌, 오른 우, 새길 명 입니다^^) 그 때 선생님께서 "이야... 그것도 맞는 말이네. 왼쪽 오른쪽 둘다 이름으로 새겨두면 안까먹겠다!" 하셨지요. 인생을 살면서 내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말, 나에게 있어서 길잡이가 되어줄 말이 한 마디로 정리가 된다면 참 좋겠습니다.
저는 캐스리더스 11월 도서인 "침묵 그리고 은총의 빛"을 읽으며 이 책 자체가 저의 좌우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톨릭 신자라면 역시 제 1의 좌우명은 성경일 것입니다. 어떤 분은 준주성범이라고 말씀하실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성경이나 준주성범은 그 내용도 방대하고, 내용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 때에 에디트 슈타인 성녀의 글을 읽으며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그런 '좌우명'을 하나씩 가질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답니다.
'침묵 그리고 은총의 빛'은 에디트 슈타인 성녀의 핵심적인 생각과 조언들로 이루어져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연체의 문장이 가득한 책이 아닌, 문단과 문장이 간결하게 주요한 내용들만을 전하고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기도하고 묵상해야할지 모르겠는 분들은 이 책을 펴두고 한번에 한 단락씩만을 읽고 따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묵상을 하는 방법이 나와있는 것이 아닌, 묵상을 해볼만한 주제를 목차로 나열한 느낌이 강합니다. 이같은 주제들은 신자에게나 비신자에게나 한 번 쯤 고민해볼만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어, 여럿이 모여 토론하기에도 좋다는 생각입니다.
'침묵 그리고 은총의 빛'은 쉽게 읽혀지는 책은 절대 아닙니다. 핵심 내용만을 간결하게 나타내고 정리되어있어 그 설명이 세세히 드러나지 않은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목이 '침묵 그리고 은총의 빛'인 만큼 침묵을 하며 깊은 고민과 묵상을 해 볼 때 비로소 은총의 빛으로 다다를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