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사라
마광수 지음 / 아트블루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마광수 장편소설 <돌아온 사라>를 읽고

초반엔 저자가 귀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작가의 환상이 현실의 벽에 막히는 일 없이
쭉쭉 진행되는 것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기쁨이 우러나와 미
소짓게 된다. 실로 오랜만에 맛보는 상쾌함이었다. 이런 명랑하고 발랄한 쾌감이란!
꼼꼼히 시멘트 발린 공간에 갇힌 듯 한 내 영혼, 내 허무주의에 빠진 영혼에 아주 싱싱
하도록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중간에 사라가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부분에서는 너무 '정액 냄새'가 풍겨서 살짝 역겨
웠다. 그러나 여성 독자들은 좀 다르게 생각할 것 같다. 여성 독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나중에 사라가 마교수의 '개'가 되어 무아지경에 빠지는 부분에 가서는 가슴 속이 시원
해졌다. 이런걸 카타르시스라고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 생각에 이어 나는 여자
가 절정에 이른 모습에 흥분하는 마음을 가진 것 같다고 느꼈다. 써놓고 보니 굉장히
바람직하고 착한 성적 취향인 것 같다. (누구나 그런 건 아닐까?)

전체적으로 재미있었다. 가볍고 술술 읽히는 것이 소설책이 아니라 만화책을 보는 느낌
이었다. (실제로 책장에 만화책 옆에 꽂아두었다.) 그러나 야한 얘기가 계속 이어지다
보니 마치 사정한 후에 포르노를 계속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약간 메스꺼운 느낌이 있
었다.

후반으로 갈 수록 감각기관들이 예민하게 살아나는 체험을 했다. 소설을 읽고나자 지나
가는 여성들이 모두 제 매력을 갖춘 아름다운 이들로 보이는 것은 무슨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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