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랄한 라라
마광수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발랄한 라라> 감상문.

발랄한 라라
마광수 지음 / 평단문화사
나의 점수 : ★★★★

'발랄한 라라'는 마광수님의 첫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평소 마광수님의 작품세계와 사상을 흠모해왔다고 주변에 공공연히 말하지만
정작 마광수님의 작품은 가지고 있는게 없는.. 참으로 부끄러운 팬인 본인.

그래서 더 이상 미룰수 없다고 생각하고 저번에 산 책이다.

대부분 안에 수록된것은 말 그대로 '야한 글' 들이다.
(전부가 아니라 대부분이라 말한것은 아닌것도 있기 때문이다.
마광수님 글중에서 野한것이 아닌건 없을줄 알았는데... 꽤나
충격이었다)
여기에는 차마 옮기기 힘들정도의 노골적인 성적묘사와 변태적인 섹스묘사
들이 책 한권에 가득 들어있는데,
이걸 단순히 한 변태의 망상적 기벽으로 치부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이 안에는 노골적이지만 그만큼 솔직한 인간에 대한 성찰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과연 인간과 인간은 '언어'라는 수단으로 완벽히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것일까.
수많은 대화와 한번의 격정적인 몸부림. 어떤것이 한 인간의 본질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는 수단일까.
'사랑'이란것은 정말로 영혼이란것의 교감일까. 아니면 관능적인 경탄일까.
인간에게 있어서 성관계란 생식을 위한 노동이라서 숭고하고 아름다운것일까.
아니면 그것은 음란하고, 야하고, 타락적이고, 그만큼 매력적이라서 숭고하고
아름다운것일까.

마광수의 글들을 그냥 미치광이의 저질야설정도로 치부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아름다움'이란것은 들판에 핀 꽃. 넓게 펼쳐진 바다.
아들에게 젖을 물리는 어머니에게 어울리는것이고, 관능적인 자태의 긴
손톱으로 남자의 등을 긁는 여자에겐 '아름다움'이 아니라 '천박하고 더러운'
이란 언어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문학이란것은 어딘가 숭고하고, 뚜렷한 주제의식이 있어야 하고, 사람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계몽시키고, 가슴속의 민족성을 일깨워 책을 덮은뒤
사람들을 비장하게 만드는 그런것이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마광수씨의 홈페이지에서 이전에 이런글을 본 기억이 난다.

"이문열은 역사를 조작해서 돈을 벌고, 나는 섹스를 조작해서 돈을 법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역사를 조작해서 글쓰는 작가는 '대하소설작가'라 해
높이 쳐주고, 이 마광수는 '변태성욕자'라고 합니다. 어느쪽이 더 사람들에게
나쁜영향을 끼치는지는 생각해보지도 않고 말입니다."

한 인터뷰에서는 이런 멘트들도 남겼다.
"나는 리얼리즘을 싫어한다. 소설은 판타지이며 꿈이다. 소설가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고 독자는 그러한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는 즐거움 때문에 소설을 읽는 것이다. 소설이 자꾸 교훈주의, 엄숙주의로 흐르는데 나는 의도된 경박성을 추구한다.
내 논문이나 에세이집을 읽은 사람들은 '박학다식'하다는 얘기를 하기도 하는데
소설은 다르다. 소설은 재미를 주기 위한 것이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꿈이나 소설은 현실도피다."

"요즘은 야한 책이 많이 나오고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성 담론이 만개하는 시대다.
그런데 내 제자뻘인 김별아 씨의 소설 '미실'을 읽다가 너무 어려워서 혼났다.
나보다 글을 더 어렵게 쓰더라. 요즘 젊은 작가들은 글을 왜 어렵게 쓰는지 모르겠다. 소설도 어렵게 써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는지 성을 다룬 소설도 어렵게 쓴다.
나는 시를 써서 그런지 운율에 신경을 쓰고 경쾌한 속도감을 중시해 구어체 문장으로 쉽게 쓰려고 노력한다. 읽는 사람에게 술술 읽히려면 쓰는 사람은 골치가 아프고 쉽게 쓰는 것이 더 어렵다. 내가 너무 읽기 쉽게 써서 '즐거운 사라'가 필화에 휘말렸다는 얘기도 들었다. 아직도 문장 엄숙주의에 빠져 있는 것이 문제다. 이문열의 '황제를 위하여' 같은 작품은 얼마나 어렵나"

나는 마광수가 가고자 하는 '한국문학의 유미주의', '문장의 엄숙주의 타파'라는 길을 응원하고 싶다.

젊은 시절에는 연애소설을 쓰다가도, 50대가 넘어가면 곧장 역사란 소스를 자기
입맛대로 버무려 '대하소설가'로 변신해 문학적 권위주의를 지니고, 문학이란
엄숙하고 진지한것이라고 말하는 많은 작가들을 '변절자'라고 말하는 그의
통쾌한 한마디가 좋다.

여튼 '발랄한 라라'에 수록된 소설들은 딱 2개만 빼고는 정말 음란하고, 노골적이며,관능적이고 인간다운 글들이다. 모처럼 돈이 아깝지 않은 소설을 읽었다.

'마 모 아무개 교수'께서 계속 활발하게 작품을 펴내시고, 그와 더불어 자신의 이상형대로 '사라같은 긴 손톱의 여자'를 하루빨리 만나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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