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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2
마광수 지음 / 해냄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사랑이라고 표현하든 성애라고 표현하든, 그 속에 몰입할 때 느끼게 되는
육체적 쾌감의 원천은 아무래도 정신인 것 같아요. 저는 정신적으로는 이미
완전한 여자거든요. 육체적 성기의 구별이나 그에 따른 쾌감의 메커니즘의 차이 따위는
제겐 아무런문제가 안 돼요" <로라> 1편 채나의 말...
저 부분을 오늘 찾았지.
음흠, 그래, 마 광수 소설을 읽으며 내가 이잡듯 찾아야 하는 게 있어요.
마광수 님도 모르는 마광수입니다.
글 중간중간에 "혹시 날 사랑하지는 않을까?" 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 사랑은 섹스만을 의미하진 않았구요. 그리고 저 '오르가슴'에서 만났던 채나라는 여인
의 말이 좀 묘합니다.
우리가 흔히 정신적인 사랑만 운운하는 글을 보다가 거기에 육체적 장면이 나오면 그게
너무 죽이고 압권인 것 같아요.
근데 마 광수님의 소설은 반대로 육체적인 확실한 성애가 나오지만 거기에 알싸한 센티멘
탈리즘이 있어요. "왠지 외로웠다"... 이런 부분의 묘사 말입니다.
<광마잡담>에서는(역시 1인칭으로 되어있기에 작가와 주인공의 심경이 어느 정도 일치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물론 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그저 착한 주인공을 만났지요.
뭐랄까, 성 앞에 철저히 착하고 순종적인 주인공...
근데 <로라>에 나온 '천민'은 물론 인간적 욕망을 결백한 것으로 보고 솔직한 사람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해석이 안 되는 짠한 부분이 조금 있는 것도 같더랍니다.
글구, 마 교수님의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작가의 상상력은 참으로 원시적 야함입니다.
그것이 너무도 둘둘 펼쳐집니다. 브루나이 공화국을 한번 상상해본 사람은 아마 웃을 겁
니다. 모든 부분이 상징적인 심리적인 야함을 드러내어 줍니다.
특히 <가질 수 없는 것의 애도> 편을 읽으며 주리의 사랑이 나옵니다.
젊은 모델을 사랑하여, 그 모델의 남근을 만지작거려 주고 색을 칠해주고 아주 재미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근데 약간 사다스틱합니다. 그걸 동감하는 걸로 봐서 나 역시 사다스틱
인데...
그 약간 이루어질 듯 말듯한 사랑.
사랑에 대한 동경, 부제와 같은 그런 상태... 그게 아마 팔고(八苦) 중에 있다지요.
그렇다면 이 작품이 다 100점이냐 하면 본시 모든 작품이 100점이란 있을 수 없다는 생각
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러나 아주 쉬운 말들, 그 다음 정확한 묘사와 납득이 갈만한 개연
성(probablity )같은 부분을 위해서 소상하게 괄호에다 설명도 해주었고요. 이름이 갖는
상징성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술집이름이 '오르가슴' 그담에 '몸부림' 이런 거...
정말 몸부림이란 무도회장 있으면 한번 가서 몸부림 쳐보고 싶은데...
분명 아주 쉬운 문장으로 써놓아서 어떤 데는 저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근데 이건 아주 고도의 기술로 그리 했을 겁니다. 그담에 마 교수님의 폭넓은 독서와
사상적 깊이가 있기에 이 글이 그냥 야한 글일 수도 있지만 암시성이 있는 글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억측을 합니다.
또한 늘 소설을 읽으며 재미있는 유추는 "그담에 이 사람이 어떤 작품을 쓰려나" 하는 점
치기인데요. 그건 후반부로 넘어가야 될 것 같구요.
뭐, 저도 생활인이다 보니, 팍팍 책을 못 읽는 이유는 있지만 이 책이, 그리고 마 교수
님 소설이 많은 입방아에는 오르는 것에 비해 별루 영양가없는 성적(책 읽히는 면에서입
니다)을 내는 이유는 이것 같습니다.
야한 비디오를 보는데 난 다 끝난 거야. 근데 아직도 검댕이하고 백인 여자하고 허벌나
게 빨고 물고 해대고 있다고 합시다. 그걸 또 보는 경우도 있겠지만 뭐, 한번 끝났다면
그냥 비디오를 끄고 잠을 자겠지요.
일종의 작가는 계속 야함으로, 야함으로 거듭거듭 하는데 ...
독자는 어느 부분에서는 참으로 인정하고 "아쓰, 죽갔구만" 하지만 계속 계속 그 야함의
상상력으로 갈 정신적 힘이 쭈구렁이라는 것이지요.
요컨대 작가는 원시적 상상력이 무궁무진하고 독자는 "아, 이제 그만..." 하는 식이랍니
다. 아무리 맛난 음식도 계속 입 안으로 물고 있다 하더래도 그걸 계속 물고 있는 이상
그 맛남은 그냥 식상하는 것이니까요. 일종의 독자에게 향한 눈높이가 결여된 것은 사실
일 겁니다.
물론 나같이 우라지게 정력만 많이 갖고 태어난 년은 군침도는 책이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근데 섹슈얼리티한 부분과 센티멘탈이 왜 엇비슷하게 어릿어릿 하는지 알 것 같구
요. 그리고 성에 있어서 주인공 이하 많은 사람들이 모두다 상당히 업그레이드 되었는
데...
실제 사람들은 상당히 그렇지는 않지요.
물론 그러함으로 문학과 예술이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리얼리티는 소설에서 꼭 필요
한 것 같구요. 모두가 다 성에 있어서 너무 잘 알고 의견들도 잘 말하고 야하고 하더랍니
다. 그것도 좀...
음, 모든 이론에 "정"만이 있다면 그 이론 자체는 정체를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야, 재미나게 '오로라'를 읽지만 이 책이 더 잘 팔려야 한다는 심정에서, 아님 마광수
님을 실제 살려야 한다는 갸륵 정성 차원에서 생각대로 올리는 글이오니 곡해가 없으시
길 바랍니다.(사람들이 '왜 너는 이랬다, 저랬다 해' 하겠지만 가만 글감정을 해보세요.
저의 의도를 알아주셨음 하고요)
중간에 올라가는 이런 엽편의 독후감은 저의 느낌이 상당부분 잘못이 있으리라는 생각 또
한 전제로 깔아주십시요. 2권까지 다 읽고 그리고 책꽂이에 꽂혀있던 조금 오래된 로라
를 보며 다시 느끼는 그 느낌의 독후감이야말로 진짜일 겁니다.
그러나 저의 편협된 체계와 혹 이 책을 읽으신 분들과 느낌을 나누고자 정말 무식한 글월
을 올리니 이 설레발에 저를 너무 미워하진 마세요. 이쁜 사람이니까요.
교수님, 울지마...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