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마광수 / 철학과현실사 / 1997년 3월
평점 :
품절


2백쪽 남짓한 작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자기사색이 많이 담긴 책이란 점에서 화제의 인물 마
광수가 아닌 학자 마광수의 진면목을 되살필 수 있는 기회도 던지고 있다. 특히 그의 이론
적 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 채 문제의 소설 한 두권을 슬쩍 읽어보고 그에게 무자비한 비
난과 매도의 돌팔매질을 했던 사람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저의 문학사상의 바탕은 서구적인 것이 아니라 동양의 음양사상 이나 주역 그리고 한방의
학이론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마치 서양의 싸구려 문화를 무차별 수입한 것인 양 매도하
는 것이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1993년 「즐거운 사라」 파문으로 연세대 교수직을 박탈당한 마광수씨(46)가 85년 펴낸 「상
징시학」과 함께 「마광수 미학론」의 양대축이라 할 수있는 카타르시스에 관한 성찰을 담
은 문학비평이론서 「카타르시스란무엇인가」(1997, 철학과 현실사 간)를 펴냈다. 상징과 카
타르시스는 「문학이론가 마광수」의 오랜 화두였다.

이 책에서 마씨는 서구의 전통적 미학개념인 카타르시스의 다양한 의미를 풀이하면서 불교에
서의 고통의 문제, 음양사상에서의 보-사관계 등과 연결지으려 하고 있다. 『우리의 전통사
상을 바탕으로 서구사상의 한 핵심개념을 수용하려는 17년에 걸친 노력의 결실입니다.』 이
책에는 모두 네편의 글이 실려 있다.

물론 여기서도 「정신적 대리배설(「카타르시스」의 마광수식 번역어)로서의 예술」이라는
그 특유의 견해가 수시로 나온다. 예술에 대한 사법적 처벌이나 지식인사회의 엄숙주의와 이
중잣대에 대한 비판도 종종 눈에 띈다. 그러나 강단을 강제로 빼앗긴 한 교수의 넋두리 수준
을 훨씬 뛰어넘는 것은 나름의 일관된 체계를 유지한 때문일 것이다.

그는 분명히 말했다. 『나의 시나 소설은 야한게 아니라 내 식의 유미주의와 쾌락주의를 오
직 책에서만 활자로 추구해본 것일 뿐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요즘 시중에서도 쉽게 구해 볼 수 있는 유명 외국 작가들의 작품 중에는 마광
수씨의 작품 이상의 외설스러움을 담고 있는 것들이 적지 않다.
『이 책과 제가 이전에 했던 작업은 하나입니다.그런데 아마도 이 책에 대해서는 아무도 그
때와 같은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겁니다. 「그들」의 지적 허영심을 만족시켜 주는 약간은
고상한 어휘들이 등장하니까요.』(<조선일보> 이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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