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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슬픔
마광수 / 해냄 / 1997년 11월
평점 :
품절
한낮의 더위에 짜증이 났다. 시장기가 느껴져 먹거리를 찾아
나선김에 덤으로 몇권의 책을 빌리려 도서관에 들렸다.
빽빽이 들어찬 책들 가운데 마광수의 <사랑의 슬픔>이란 책에
시선이 꼿혔다. 원색에 가까운 그의 솔직하다 못해 슬퍼져버린
시어들에 치맛속을 들추는 듯한 소름이 돋아 났다.
더이상 책을 읽어 내려 갈 수 없었다.
책속에 수록된 원색의 그림들....그리고 소름이 돋을 정도로
촉수를 더듬는 그의 시어들....그의 시어에 빠져....
나는 움직일수가 없었다....그리고....잠시....절정에 빠져 들었다.
마광수...그는 광적이며 뜨거운 불을 가진 시인이다.
마치...그는 네가 그래도 솔직 하지 않을수 없어...
자. 너의 위선을 벗어 던지고 솔직한 네 알몸을 보여봐...
라고 말하는 듯 하다...
그의 시집을 덮고.
도망을 치듯 책속을 빠져 나왔다.
그의 책은 빌릴수 없었다......
지금 빌려온 책을 반납하러 갈 즈음엔 마광수의 <사랑의 슬픔>을
대출하고 있을 여자가 떠오른다.
후회와 후희의 차이가 무엇일지 고민하며.
문득 일기장을 들쳐 보다....지난 여름에 썼던 일기의 한부분에서
시선이 멈추었다....
책을 대출하면서 마광수의 <사랑의 슬픔>처럼 애를 먹인 경우는 없었다.
성에 있어 너무나 자연스러운 마광수 시인....그는 아직까지 대중에게
읽히는 시인이며 문단에 있어 소외 받은 시인이지만.
그의 시는 여전히 추천 목록에 수록이 되어 있는 시들이 많다.
그의 시를 읽을 때면....젊은 날의 미래가 없었던 사랑이 떠오른다.
욕망과 분노.... 욕정과 순수가....그리고 광기와 나태가....그 모든 것들이
부글 부글 끓어 오르다 한순간 사그러 들던. 온통 혼미스러웠던
젊은 날의 그 사랑스러웠던 날들이 떠올려 지기 때문이다.
미래를 내다 볼수 없는 사랑....그렇기에 뜨거울수 밖에 없었고
온몸을 내던져 사랑 할수 밖에 없었던 나의 20대
가끔은....그 20대의 혼미스러웠던 날들이 그리워 지는날....
그런 날....나는 마광수의 시들을 즐겨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