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술을 잘 못한다.술마시는 분위기는 좋아하지만 술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지 일단 술을 술술 집어넣고 나면 얼굴에서부터 벌써 벌겋게 티를 내고 속에서는 여지없이 밀어낸다.사람들이 힘들게 일한뒤, 속상한 일이 있을때, 매콤한 국물에 소주 한 잔 마시는 모습이 은근 멋있어 보이고 나도 그 쓴 술을 달게 마셔보고 싶은 욕망도 생긴다. 나처럼 술못마시는 사람들을 알콜쓰레기 줄여서 알.쓰라고 부른다.알쓰의 입장에서 이 책을 '혼술하며 읽기 좋은책'이라고 소개하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커피나 허브차가 아니라 혼술하며 읽는 책이라니- 나에게는 엄청 낭만적으로 느껴진다.드렁큰에디터 작가들의 글은 거침없어서 좋다.읽기 편하고 엄청 웃기고 솔직해서 속시원하다. 이 책 또한 음주욕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술좋아하는 저자의 술에 관한 인생에세이이다.읽다보면 '마누라'라고 칭하는 저자의 아내분 이야기가 많이나온다.후반에는 음주욕이 아니라 마누라욕이 아니냐는 말에 빵터졌을정도로 말이다. 술로 시작한 둘의 연애이야기부터 결혼하며 살아가는 이야기까지 그들의 이야기속에는 술이 없는 곳이없다.돌려받지못한 술값으로 인연이되어 술 위주의 데이트를 하며 연애를 하는 술좋아하는 부부 이야기.20대 연애시절부터 40대 결혼하며 살아가는 이야기까지 저자의 위트에 가볍게 웃으며 읽었지만,소주처럼 달기도하고 쓰기도한 인생이야기 같아 이상하게 여운이 남는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남편이랑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소주한잔 마시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자의 음주욕을 자극하려는 목적으로 재구성한 이야기'라니 저자의 말대로 된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