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소비, 현명한 소비의 반대말 돈.지.랄'돈지랄'이라는 말은 자신에게는 잘쓰지않는 것같다.내 기준에서 타인이 쓸데없는 물건을 사거나 돈을 쓸 때 '아주 돈지랄을 하는구나...'라는 말을 가끔 했었던 것 같다.생각해보면 학교다닐 때 친구가 가까운 거리를 택시를 타고 다니길래 그게 이해가 안되서 돈지랄 한다고 생각했었는데,아마 그 친구에게는 그게 현명한 소비였을수도-돈을 쓴다는 것의 정의는 살아갈수록 바뀌는 것 같다.전에는 내가 발품팔아서 할 수 있는 일에 돈을 쓰는것이 사치라고 생각했는데,요즘은 내 정신건강과 시간을 위해서 돈을 쓰는것을 투자라고 생각하게 되었다.이렇게 돈에 대한 자신만의 가치관과 기준이 있고 시시때때로 변하기 때문에 타인에게 돈지랄을 한다는 말은 삼가게된것 같다.요즘 'flex해버렸지뭐야'라는 말도있는데 그 또한 '저들이 잘벌어 잘 쓰겠다는데 곱지않은 시선은 오바다'라는 생각도한다.가끔 나도 다이소에서 플렉스하니까.어른들의 입장에서는 손수 밥짓고 김장해서 먹는 젊은 사람들이 아니라 배달음식도 자주 시켜먹고 밀키트라는 간편식을 사먹는 모습이 돈지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 또한 바쁜 현대인들의 현명한 소비인 것이다.이렇듯 각자의 소비방식이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미니멀리즘과는 거리가 먼 그러나 쓰지않는 물건에 짓눌려사는 그런 사람이 아닌,자신이 좋아하는 물건들과 함께하고 현명한 소비를 하는 맥시멀리스트이다.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과 함께한다는 것은 미니멀리즘과 동일한 노선이긴 한데... 아무튼 저자의 집에 물건은 많아보인다.책을 읽기전에 저자가 돈지랄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궁금했다.소비에 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미니멀리스트이신건가? 아니면 무분별한 소비를 하는 맥시멀리스트라 읽는게 꺼려지면 어쩌지라는 소심한 걱정도 했었다.결론은 돈지랄은 아름답다는 이야기이고, 건강한 소비로 잘 살자는 이야기이다. p37. 나는 그저 누군가가 나의 소비 우선순위를 이해하지 못하겠더라도 그냥 입 다물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돈지랄이란 소릴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아니, 그리고 돈지랄이 어때서요.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랄이 돈지랄인데요.책을 읽고나서 현명한 소비를 하는 돈지랄 잘하는 사람이 되고싶어졌다.소비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극단적인 미니멀리스트가 아닌 진짜 필요한 물건,내 취향에 딱맞는 물건을 곁에 두는 행복한 소비를 하는 그런 사람.그리고 이 책 정말 재미있다.크기도 작고 술술 읽히고 가끔 빵빵 터지기도하고, 물욕도 샘솟지만 신중해진다.한달에 한권씩 만나는 먼슬리 에세이 시리즈라고하니 다음 책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