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탐욕의 인문학 - 그림속으로 들어간
차홍규 엮음 / 아이템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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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이르는 46가지 러브로망/

p6.
예술가가 엿보는 사랑이 지고지순하고 순정적이어선 관객을 유혹할 수 없다.
그림을 엿보는 관객이 호감을 느끼는 에로스는 흥미롭고 드라마틱한 사랑이어야 한다.
그래서 예술가가 그리는 사랑은 파격이고 일탈이며 금지된 사랑이다.

책을 읽다보면 자극적인 소재일 수록 예술가들의 관심을 받는 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당사자들의 사랑과 욕망의 추구는 화가들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하고 화가 자신만의 예술로 연출한다.
그래서인지 책 속에는 자극적이고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까하는 호기심이 가득한 그림들이 많이 담겨있다.
또한 저자는 예술은 본질적으로 관음이며, 예술가는 관음증자이고 화가는 그림으로 관객의 욕망을 형상한다고 이야기한다.
당대의 예술가들이 작품으로 표현한 사랑과 욕망,탐욕에 관한 이야기들 그리고 현대에 불리워지는 성에 관한 어원들도 이 책을 통해 알 수있다.
그 예로 팜므파탈이라는 말은 현대에는 아름다운 외모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여자로 불리고있지만 그 어원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의미로 불리우고있다.


111.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남성의 목숨을 빼앗았던 잔혹한 여성 살로메는 19세기에 접어들어 정욕의 화신 팜므 파탈의 이미지로 변형되어 나타났다. [...]
살로메는 순결한 창녀에서부터 패륜적 요부, 질투의 화신 그리고 흡혈귀까지 팜므 파탈의 모든 성향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팜므파탈의 치명적인 유혹을 다룬 이야기들 중 '죽음의 댄서 살로메'의 작품들을 보면서 여러가지 감정이 느껴지는 듯 했다.
살로메라는 한 여인이 세례 요한에 대한 사랑을 거부당하고 그 사랑이 분노와 애증으로 바뀌어가는 모습들을 그림으로 보면서 처음에는 동정심과 측은함이 느껴졌다.
그 뒤로 '일곱베일의 춤'이라는 작품에서는 그림 속의 관능적인 모습에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느꼈고 (춤을 추며 의붓 아버지인 헤롯왕을 홀려 요한의 머리를 선물로 받길 원했다), 잘린 요한의 머리가 올라간 쟁반을 들고있는 그림은 공포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살로메가 요한의 머리가 올라간 쟁반을 들고있거나 바라보고있는 모습의 그림이 몇장 있는데, 광기스러운 표정으로 요한의 머리를 바라보는 모습보다도,
온화하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쟁반을 들고 관객을 바라보는 듯한 그림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
살로메는 요한의 머리를 선물로 받고 희열을 느끼며 입맞춤을 했다고 한다. 한 여자의 사랑이 치정극으로 끝나는 끔찍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사랑이라는 주제로 끌림,광기,유혹,동경,관음,애증,탐닉,복수,근친,치정,도발의 이야기들을 그림들로 풀어내 보는 재미 읽는 재미가있다.
"예술가는 관음과 사랑을 욕망하는 판타지의 창조자이다" 46가지 파격 러브로망에 담겨있는 예술가들의 창조물들을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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