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 위기 탈출법 1 슬기사전 13
김원아 지음, 윤식이 그림 / 사계절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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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저학년 #중학년 #초등학생 #재밌는책 #아이들맞춤

지난 번에 예의없는 친구들을 대하는 슬기로운 말하기 사전이라는 책 서평을 적었던 것이 기억에 난다. 그 때에도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명확한 상황을 그림과 함께 제시해주며 대처 방안을 설명해주는 책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작가분께서 이번에는 학교생활 위기 탈출법이라는 책을 쓰셨다. 말하기 사전은 중~고학년 여자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책은 학교가 아직은 낯설 수 있는 저학년에서 중학년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도 가장 불편할 수 있는 공간, 학교

책을 읽다보니 어렸을 적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학교가 업무 공간이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교를 거쳐 직장인이 된 이 순간에도 학교라는 공간을 늘 다녔기에 생활공간에 가까운 것 같다. 또 학생이 아니라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이기에 어쩌면 더욱 부담이 없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학생 때는 학교가 참 불편한 공간이었다. 학교를 싫어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외향적이면서도 타인의 시선에 유독 눈치를 많이 봤던 나였던 터라, 친구들의 눈치부터 선생님들의 눈치까지 살펴야 했던 학교의 공간이 집 보다 불편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모범생이었다. 선생님에게 혼이 나서 친구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싫었고(공부를 잘하거나 발표를 잘해서 주목받는 것은 아~주 좋아했지만....;;;) 친구들을 웃겨주는 것은 커녕 옆에서 눈치를 보며 웃었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것 뿐일까, 초등학교 고학년~중학생 때에는 친구 무리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눈치를 참 많이도 봤었다. 그러다가 온전하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인 집에 오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학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어쩌면 평생 학교에서 보내야 하는 내가 참 웃길 수가 없다. 아무튼! 그래서 학교가 참 불편한 아이들에게 학교라는 공간을 조금은 웃기게, 또 조금은 친숙하게 표현해내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들에게 딱 알맞은 대처 방법

다양한 상황이 담긴 마치 웃긴 사전 같은 책

제목이 학교생활 위기 대처법이라서 처음에는 진지하게 친구들 사이의 문제라거나, 학습에 있어서 어려운 점이라거나 그런 쪽으로 생각했다. 웬걸, 표지부터 "수업시간에 갑자기 방귀가 뽕~" 그저 웃겼다. 생각해보니 아이들에게 학교생활 속 위기란 정말 사소한 것 부터 위기일 수 있는 것이다. "복도에서 뛰다가 넘어졌을 때",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아프지 않은 척 온 힘을 다해서 일어나고 그대로 참았던 기억이 있다.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상황들을 소개한다. 엄청난 위기는 아니지만, 부끄럽거나 당황스러운 상황들이다. 어른들은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학교라는 단체 생활 공간이 익숙치 않은 아이들에게는 정말이지 너무 당황스럽고 부끄러운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보통 사람들은 당황하고 부끄러우면 행동이 이상해진다. 침착하게 생각하면 잘 대처할 수 있는 상황도 이상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서 책에서는 최대한 티가 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과 예방법이나 후속 조치 같은 것들을 소개해준다. 조금 웃겼던 것은 "수업 중 방귀가 뽕"하고 나왔을 때 "모르는 척"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도서이다보니 "인정하고 사과해요"라는 어찌보면 교과서적인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조용히 넘어가다니! 너무 웃겼지만 생각해보면 가장 맞는 대처방법이 아닌가 싶다. 물론 잘못을 했을 때에는 제대로 사과하게끔 하기도 한다. "농담을 하다가 분위기가 싸해졌을 때"에는 그냥 "인정하고 사과한다"라는 방법도 있다. 너무 당연하지만 아이들이 잘 생각하지 못하는 대처법이라서 그런가보다(ㅎㅎ)

약간 감동적이었던 부분도 있었다. 선생님께 인사를 언제 드려야하는지 고민이 되는 때, 그러다가 인사를 놓쳤을 때 "다음에는 꼭 인사하자!"라고 다짐하고 넘어가면 된다는 후속조치였다.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들 중에서는 선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이 참 많다. 별 일 아닌데 속으로 걱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아이들을 포근히 감싸준다는 느낌도 들었다. 공감 요소도 많고 웃긴 부분도 꽤나 많은데다가 따뜻한 위로까지,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런 대처 방법이 필요 없는 아이들도 있는 법이다

이런 대처방법이 없어도 잘 생활하는 아이들이 나도 참 부럽다. 어른들을 위한 방법은 없나~

물론 이 책이 필요하지 않은 아이들도 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자연스럽게 대처하는 아이들은 오히려 이 책의 대처법보다 더 좋은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아이들은 성향 자체에서 나오는 자신감 때문이다. 작년에 한 아이가 수업 중 방귀를 정말 크게 뀌었다. 나만 혼자 말을 하던 상황이라서 정말 모두가 다 들었는데 그럼에도 나는 어른이니까 절대 아는척 하면 안된다 참자 참자 하면서 스스로 달래고 있었는데, 방귀를 뀐 아이가 부끄러워하면서도 "죄송해요 제가 뀌었어요"하는게 아닌가! 아이들도 그 때부터는 빵!하고 터졌지만, 오히려 거기서 끝이 났다. 사실 방귀 뀌는게 뭐가 대수인가. 모두들 혼자 있는 공간에서 뀌고는 하는데. 그렇지만 모르는 척 할 때에는 누가 뀌었느니, 어디서 소리가 났느니 등 더 커지기 마련인데, 아이가 인정하고 사과를 해버리니까 끝이 났다. 평소에도 남을 참 잘 웃겨주고 말을 재미있게 하던 아이였는데 (좀 장난이 많긴 했지만), 참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솔직히 나도 부러웠다. 저렇게 할 수 있는 어른들도 많지 않을텐데, 아이라니! 대단했다. 책을 읽으며 문득 작년의 아이가 떠올랐던 순간이었다.

학급 활동으로 너무 좋은 책!

나만의 학교 생활 위기 대처법을 만들어 볼 수 있겠다

나는 서평을 씀과 동시에 사계절에서 제공해 준 학습지 이벤트가 있어 아이들과 자신만의 학교 생활 위기 대처법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아이들에게 학교 생활을 하면서 각자의 위기가 얼마나 많았겠는가! 그 위기를 녹여내보면서 그 때의 부끄러움과 당황스러움을 조금 흘려보낼 수도 있고, 또 서로의 사례를 확인하며 공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부끄러움은 "나만 그렇다"라고 생각할 때 더욱 커진다. 그렇기에 서로가 비슷하다고 여기는 순간 아마 마음이 조금 더 편해질지도 모른다. 책 자체가 별로 어렵지 않고 글이 많지 않아서 학급에서 한 권만 있어도 수업에는 지장이 없을 것 같다. 아이들과 꼭! 공유해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4학년 아이들과 생활하고 있는 요즘, 다음 주에 아이들과 책자를 만들어보려고 하는데 얼마나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 나올지 또 얼마나 웃길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요즘이다. 저학년 중학년 아이들을 맡고 있거나 자녀가 있다면 꼭! 한 번 같이 읽어보고 활동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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