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게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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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 아니라 "그림"책

나는 이런 그림책들이 참 좋다. 시선이 갈 곳이 많은 그런 그림책

오늘의 책은 안녕달 작가의 신간 그림책 "별에게"이다. 초임 시절 학교 도서관에 갔다가 수박 수영장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던 기억이 났다. 상상의 세계가 생각보다 너무나도 현실같아서, 내가 알던 정형화된 그림책과 달리 이곳저곳 시선이 갈 곳이 많은 책이었어서. 그 이후로 안녕달 작가의 이름은 내 뇌리에 깊숙하게 박혔다. 안녕달 작가의 책은 그렇다. 책의 글이 나오고 그 글을 묘사하는 그림이 배경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그림이 메인이고 그림을 이해하는 데 인물들의 대화나 의성어/의태어 등이 도움을 줄 뿐이다. 그렇기에 글들은 이곳저곳에 적혀있고, 길지 않다. 그렇기에 디테일한 그림들이 살아있다. 속 표지를 열었을 때 별이 떨어지고 있는 그림, 그 다음 장에 바다에 별이 떨어져있는 장면 그리고 할머니가 소쿠리에 무언가 담아 가고 있는 그림으로 시작되는 책. 한 글자도 없지만 속표지부터 이야기가 이어지기에 어느 한 그림도 놓치지 않고 보게 된다. 그 뿐인가 별이 조금씩 커져가는 것처럼 아이도 조금씩 성장한다. 아이가 다 성장하고 나서 빈 집에 아이는 없지만, 별과 아이의 키를 재었던 흔적이 그림 속에 남아있다. 이게 진정한 "그림"책 아닐까 싶다. 그림이 곁들여진, 글이 많은 그림"책"도 좋지만 때로는 이런 "그림"책이 더욱 좋을 때도 있는 법이다. 만화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어쩌면 만화와 비슷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어 더욱 그렇게 느껴지나 싶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안녕달 그림책은 인기가 참 많은데, 비슷한 이유이지 않으려나?

별,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것

병아리라고 생각했다 부끄럽게도

처음에 별을 손에 잡고 가져가는 아이를 보며 병아리를 별로 표현했구나 생각했다. 노랗고,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학교 앞에서 팔았던 기억이었을까. 슬슬 훑어보면서 끝까지 읽었는데도 그러했다. 그런데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보니 비유적 표현이 아니었다. 그저 별이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 그 별을 따오는 해녀분들. 그리고 그 별을 키우는 사람들. 그리고 마침내 별은 다 커지고 하늘로 올라간다. 하늘에서 지금껏 그래왔듯 세상을 환하게 비춰준다. 지금까지는 아이와 엄마 곁에서 밝게 비추어주었다면, 하늘로 올라간 뒤에는 조금 덜 밝지만 온 세상을 비춘다.

이렇게 상상의 세계를 그리는 것이 안녕달 작가인데, 순간 그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한 내가 약간 부끄러워졌다. 어린 아이들의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어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상상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참 귀중한 능력이구나 싶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대다수의 어른들은 이 별들을 무엇에 겹쳐 볼 것 같다. 특히나 소중한 존재가 있었던 사람들에게 더욱이. 그렇기에 별로 표현되어있지만,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상의 세계를 그리면서 모두의 공감을 끌어내는 작가,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별, 폭싹 속았수당

제주도가 배경인 그림책이구나

그림책을 천천히 보다보면 제주도가 배경이라는 것을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현무암 돌담들, 동백꽃과 해녀분들. 야자수와 귤밭. 어쩐지 폭싹 속았수당 드라마가 떠올랐다. 슬프고 힘든 일이 있었더라도 늘 곁에 있어주며 환하게 밝혀준 그런 소중한 존재에게 전하는 이야기. 묘하게 드라마 이야기와도 겹쳐지는 느낌이랄까. 우연이겠지만 출간 시기도 참 적절하게 맞았던 것 같아 신기했다. 아이들도 참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어쩐지 어른들에게 더욱 추천하고 싶어지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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