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이에게 배운다 -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한 엄마 성장 에세이
김혜형 글 그림 / 걷는나무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부모는 아이에게서 배운다는 말을 종종 듣기는 하지만 실제적으로 그런 느낌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자기 자신에게 객관적인 사람만이 자신의 육아상황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가 ‘말’을 하면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일은 한결 쉬워진다. 아이의 말을 통해 우리는 잃었던 순수함과 육아의 기준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것이다. 어떨 때는 아이의 말에 부끄러움을, 어떨 때는 아이의 말에 반성을 하면서 서로 서로 보다 좋은 미래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게 된다.
이 책은 한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말을 놓치지 않고 기록한 성장일기이다. 두 번 다시 같은 말을 들을 수 없는 순간을 포착한, 아이에게나 부모에게 있어 보물과 진배없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웃고 우는 정반대의 감정을 조울증환자처럼 느끼고 있었다. 옆에서 보고 있던 남편이 도대체 무슨 책이길래 그리 울고 웃고를 하냐고 신기한 눈으로 쳐다볼 정도로...
가장 속이 아프게 감동을 했던 부분은 “아이의 살을 오르게 할 젖은 사무실에서 칭칭 감아놓은 붕대사이로 흐른다”는 구절이었다. 나도 직장맘으로 6개월된 둘째를 키우고 있어 하루에 3번... 직장에서 있는 8시간동안 유축을 한다. 다행히 직장에서 여러모로 편의를 봐주고 있지만 아무래도 아이에게 직접 모유수유를 하지 못하다 보니 젖량은 줄어들고, 아이를 살찌워야 할 모유가 줄어든 만큼 아이의 체중도 제자리걸음을 계속 하고있는 중이라서 이 구절이 그렇게도 맘에 와 닿았는지도 모른다.
5살 된 큰 아이가 언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동생이 자기 말을 잘 안듣는다고 투정부리는 아들... 이 당시 동생은 겨우 3개월이었는데 뭐 때문에 말을 안듣는다고 했는지... 아무튼 엄마가 동생 혼내줄까? 했더니만 우리 사랑하는 아들이 "아냐~ 애기는 때리는게 아니고 사랑해 사랑해 해줘야지~ "라며 나를 혼내곤 했는데 이 때의 기억도 모두 ‘기록’으로 남겨놓았기 때문에 이렇게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금 되새겨볼 수 있는 추억이 되는 것이다. 나도 이 책의 저자처럼 아이의 어휘를 기록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아이가 성장하고 가장 말을 안 듣는 사춘기 때에 선물로 주고 싶다. 아이의 순수했던 마음이 잊혀지지 않도록, 그리고 그 아이를 그렇게도 귀하게 키웠던 내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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