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 죽지 마, 사랑할 거야 - 지상에서 보낸 딸과의 마지막 시간
김효선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어릴 적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책은 “스무살까지 살고 싶어요”였다. 백혈병에 걸려 어느 날 등교하다 쓰러져버린 아이가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죽음까지의 과정을 그린 책이었다.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시작된 울음이 책을 다 읽은 후에도 계속 여운이 되어 남아있었던 것이 20년이 넘도록 기억난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이 책은 백혈병에 걸린 자녀를 보내는 순간까지를 어머니의 입장에서 그린 작품이라 그 감정의 상태가 전에 읽은 책과는 조금 달랐다. 아무래도 자신의 상황을 표현하는 방법이 많이 달라서 그럴 거라 생각한다.

또한 이제는 엄마가 되어버린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동화되어 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당사자도 힘들겠지만 그를 지켜보는 주위사람들의 마음은 또 얼마나 슬플까 하는 감정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중심적으로 그려낸 작품은 없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런 부분까지도 표현되어서 정말 가슴이 뭉클하고 그 느낌이 끝까지 남아있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고 한 번 죽는다. 그것을 잘 알고는 있지만 그 죽음이 어떤 형식이냐 언제 다가오느냐에 따라 느낌이 사뭇 다르다.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그 상황까지 지켜보는 마음이 얼마나 슬플까....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30여년을 살면서 참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하고 나는 그들을 보냈다. 그런데 어째서 나는 지금껏 단 한번도 그들이 한 줌의 재로 돌아갈 때까지를 지켜보지 못하고 기본적인 예의만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을 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남이지만 그게 남이 아닌 우리 또는 가족의 일이 되어버리면 이란 생각을 하니 더욱이 그랬다. 앞으로도 내 삶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어른보다 더 잘 살았다는” 이 책의 주인공인 서연이처럼 보람된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우리 아들에 대한 바람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를로 바뀌어 지금까지 아이에게 보여준 학업을 중시했던 태도를 버리고 잘 먹이고, 잘 놀고, 잘 자고, 잘 싸도록 가르치고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참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해준 책이었고 아이의 죽음을 바라본 수많은 어머니들과 지금도 병마와 싸우고 있을 아이를 지켜보고 있는 어머니들에게 힘내라고 응원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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