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토르소맨 - 팔다리 없는 운명에 맞서 승리한 소년 레슬러 이야기
KBS 스페셜 제작팀 지음, 최석순 감수 / 글담출판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시선을 다르게 바꿀 수 있던 계기가 되었던 것은 “세 번째 소원”이란 작품을 접하면서였다. 인권에 관련된 내용을 다룬 “별별이야기2”를 통해 접하게 된 이 작품에서 나는 그들이 보는 세상과 그들을 보는 세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들을 장애인이란 이유로 우리와 다르게 보기도 했고, 그들을 불쌍히 여겨 원하지도 않는 동정을 하기도 해서 오히려 더 난감한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그런 그들도 우리랑 똑같은 인격체란 사실도 똑같이 생각한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면서 마치 장난감에 옷 갈아 입히듯, 애완견에 밥 챙겨주듯 그들을 보살피려고만 하였다. 그래서 그들이 보는 세상과 그들을 보는 세상의 갭은 줄어들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화상을 입고 주님을 통해 정서적 상처의 치료를 얻었다는 김지선씨나, 머나먼 미국인 조엘과 같이 종교적 색채를 띠지 않고도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고 그를 기반으로 발전해나가는 더스틴.

사실 김지선씨에 대한 이야기는 매스컴을 통해서 접한 것이 전부이고, 조엘씨에 대한 내용은 책을 통해 깊은 내면까지 살펴볼 수 있었다. 그가 얼마나 힘들었을지에 대해 너무도 잔인한게 알 수 있었지만 그 역시 얼굴과 피부 곳곳에 입은 화상상처뿐(이렇게 표현해서는 안되지만) 더스틴과 같이 양팔과 양다리가 모두 없는 상황은 아니었다. 각자에게 다가오는 시련은 각자에게 얼마나 힘들지 잘 알지만 그래도 3자인 내가 보았을 때 가장 상처받기 쉽고, 또 잔인한 시선으로 바라보자면 가장 불쌍한(?) 사람이 바로 더스틴이다. 그런 그가 레슬링이라고 하는 자신의 무기를 통해(결코 종교적 색채를 드러내며 독자를 설득하려 하지 않았음에 더 감명이 깊다) 자신을 이해시키고 있다. 그의 소중한 존재인 아버지의 말씀이 떠오른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장애가 없다고 해서 그것이 완벽한 사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세상을 구성하는 다수 또는 소수 모두 서로 차이가 있을 뿐이지, 일반인이나 장애인이나 삶에 대해 가져야 할 태도는 다르지 않다”는 말씀이 어찌나 그리 가슴에 와닿는지...

내 주위에 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나와 다르게 바라보며 동정을 품었는지 다시금 반성하게 해주는 더스틴의 이야기는 참으로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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