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미래, 컬처 엔지니어링 - 질문하는 문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폴 김 외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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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미래, 컬처 엔지니어링』, 폴 김·김길홍·나성섭·함돈균 지음
정치철학자 라인홀트 니부어는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도덕적인 인간일지 라도 그들이 구성하는 사회는 그와 다른 집단 정체성을 이룬다고 했다. 특히 사회 진화를 위해선 개인의 선의지가 아닌 사회의 현실적 메커니즘을 개선하는 실천적 개입이 필요하다며 주장했다.
이 책은 니부어의 주장을 참고하면서도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입장”을 담고 있다. 네 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지독히 차가운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관해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현실 문제들의 근본 원인에 대해 비판한다. 그들이 말하는 사회문제의 주요 원인은 ‘교육의 부재’였다. 교육열이 이렇게 높은 사회에서, 교육이 문제라니, 아이러니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담화를 듣고 나선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문제들의 한 가운데에 살고 있어서, 이 환경이 문제인지도 모르고 살았던 나를 각성시켰다.

네 명의 전문가들은 갈등 수용 능력, 리스크 테이킹, 도시 경쟁력, 인재 전쟁, 다양성, 사회적 신뢰, 매뉴얼 없는 사회, 글로벌 시티즌십, 미래학교. 총 아홉 가지의 주제에 대해 담화를 나눈다. 사회 개발 전문가 두 명이 담화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다른 국가들의 사례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보다 교육 수준이 더 발달 되거나 덜 발달 된 나라의 사례를 들으면서 제대로 된 교육 기반의 중요성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팔레스타인 학교 떨어지는 백린탄의 사례였다. “불이 꺼지지 않고 살이 구멍이 나서 녹을 때까지 타게 만드는 잔인한 무기”를 아이들을 목표로 투하하며, 심지어 맥주를 마시며 구경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이었다. “국가적 이해관계를 넘어서서 동류의 인간성에 대한 인정”이 없는, 한마디로 “글로벌 시티즌십”이 없는 이들의 모습이었다.

또 다른 사례는 라오스의 도로 연결 사례였다. 김길홍 국제개발협력가는 라오스 마을 아이들이 작은 사고로 다친 부위를 고치지 않고 살아가는 데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마을을 보건소와 연결하는 도로망 프로젝트에 힘썼다. 이후 마을은 보건 혜택뿐만 아니라 농산물 시장까지 생겼고, 마을 주민들의 생활 수준도 올라갔다. 그러나 긍정적인 효과도 잠시였다. 도로 안전에 대한 인식이 발달하지 않아 오토바이사고로 운전자가 사망했다.
“제가 그 광경을 보니까 아까 들었던 보람은 사라지고, ‘우리가 보건소에 가깝게 가도록 도와주고 주민들 삶을 향상시키려고 길을 깔아주었는데 이게 또 사람 생명을 앗아가는 길로도 바뀌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아프고 안타까운 거예요.”

이 외에도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이 네 명의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해볼 수 있었다. 기술 발전이 아무리 빨라도 인식, 가치관이 변하지 않으면, 사회 내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없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어도 그들의 교육 수준이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기계는 작동을 유지할 수 없다. 오늘날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점이다. 빈곤한 국가에 교육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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