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이 세계라면 - 분투하고 경합하며 전복되는 우리 몸을 둘러싼 지식의 사회사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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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 몸이 세계라면, 김승섭」
내 2020년을 열어준 첫 책이다. 올 한해를 이렇게나 좋은 책으로 시작한 게 기쁘다. 이 책은 인간의 몸에 대한 지식이 어떻게 생산되어왔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병들어 고통받고 싶은 인간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에 대한 정확하지 않은 지식이 알려졌고, 그로 인해 고통받아온 인간들이 많다. 신진대사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신체적 특성은 고려되지 않고 성인 남성의 몸이 표준화된 대상으로 여겨온 것. 담배회사가 흡연의 위험성을 숨기고자 내부문건을 숨기고 과학자들을 매수해 왔던 것. 덜 발달한 인종 취급을 받으며 제국주의 일본 아래 통치당해야 했던 조선인들. 미국 흑인들에게 매독 치료를 빌미로 검사를 받게 하지만, 사실 치료는 하지 않았던 터스키기 매독 실험 등. 더 사회적으로 강한 이들이, 약한 이들의 신체에 관한 지식을 지배하면서 어떻게 이득을 취하고 고통받게 했는지가 나온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담배회사의 마케팅과 인종차별적인 시선 아래 생겨난 지식을 서술한 부분이었다. 글을 읽고 나서 타당한 근거를 가진 비판적 시선을 배운 느낌이었다. 각 지식이 그저 생겨난 것이 아니라, ‘왜’ 생겨난 지식인지를 낱낱이 따져보는 책이었다. 담배회사는 왜 젊은이들을 지원하는 후원활동을 하고 있는가? 담배회사는 왜 연기없는 세상의 슬로건을 내세웠는가?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은 왜 과학을 중요시 했는가? 등등 온갖 질문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또한 전반적인 책 내용에서 민감하고 정치적인 부분들이 다뤄지는데도 어긋나는 부분 없이, 잔잔하게 의견과 근거들이 서술되어 읽기가 좋았다. 아무리 민감한 주제일지라도,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은 확실히 짚어준다는 느낌이었다.
#우리몸이세계라면 #김승섭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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