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신도 언젠가는 빅폴을 만날 거야
김해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3월
평점 :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작은 시골마을 굿 호프, 그녀는 보츠나와에서도 가장 메마른 칼라하리 사막에서 14년을 보냈다. 사막에 있는 마을의 이름이 왜 '굿 호프(Good Hope)' 인지 이유를 알고 나면 새삼 그녀의 아프리카 생활이 대단함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하다. 희망이라도 갖지 않으면 도저히 살 수 없는 땅, 그래서 굿 호프인 그곳에서, 기술학교 교장으로 보낸 14년과 국제 사회복지사가 되어서 다시 걸음 한, 아프리카 이곳저곳 삶의 이야기이다. 그녀와 함께 미지의 땅이 주는 신비로움과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아프리카로 떠나보았다. 그녀의 눈을 통해, 마음을 통해 깨달음도 얻고 인생의 고비마다 떠올릴 교훈을 가슴속에 새기고 간다.
그녀는 황량한 사막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 꽃처럼 멀리서도 그녀만의 색으로 주위를 밝게 빛낸다.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삶의 모습이 예쁜 꽃이 되었다가 가시 돋친 선인장이 되었다가 뿌리까지 메말라 쓰러질 듯도 하지만 거세게 부는 모래바람에도 결코 꺾이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이 있는 들꽃이 되었다. 사무치는 외로움과 그리움, 그곳에서 만난 우리네와 같은 얼굴을 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 속에 녹아있는 삶의 애환들을 통해 조금씩 더 단단해진 그녀만의 빅토리아 폭포 같은 파워이다.
빅토리아 폭포(빅폴)의 웅장함 앞에서 사람은 한낱 미물에 불과하듯이, 우리가 지금 견뎌내야만 하는 삶도 언젠가는 만나게 될 인생의 거대한 빅폴 앞에서 아무것도, 웃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녀는 일상의 단조로움을 깨는 행복한 순간, 깨달음의 순간, 성장의 순간처럼 빅폴 같은 날들이 많이 찾아왔다고 했다. 또 언젠가 또 다른 빅폴을 만나길 기대한다. 어쩌면 살면서 빅폴이라는 순간을 만날 수 없을지라도 오늘의 행복한 마음, 작은 빅폴들이 모여 거대한 빅토리아 폭포의 웅장함을 뛰어넘을지도 모른다. 쌓이고 쌓인 행복과 마음 단단함은 어떠한 시련도 이겨내는 힘이 있고, 성공의 막연함과 실패의 두려움도 물리칠 수 있다. 빅폴은 어쩌면 우리 발밑에 있지만 땅을 보고 걷지 않으면 평생 볼 수 없듯이 높은 곳을 향했던 시선을 아래로, 옆으로, 또는 뒤로 돌아보면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사막에서 배운 삶은 무거웠던 열등감과 마음의 해묵은 상처에 대한 내려놓음, 남들의 삶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통한 공감으로 나타난다. 이해 understand란 말 그대로 under(낮은 곳에)+stand(서는) 일임을 진정한 상처치유는 거기서부터 시작임을 그녀는 아프리카의 사막에서 배워갔다. 사막이라는 아무것도 없는 넓디넓은 곳에서 느끼는 불안감은 얼마나 클까? 모든 것이 갖춰져있어도 혹시 모를 불안감이 따라다니는데, 그녀는 불안을 줄여보는 방법으로 '미닝 meaning' 즉 의미를 찾는 방법을 알려준다. 요즘 나 자신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지금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마음이 원하는 게 무엇이냐고? 네 생각은 도대체 무엇이냐고?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었는데 그것이 의미를 찾는 옳은 방법이었다니 역시 우리의 몸과 마음은 모든 답을 알고 있는 것 같다. 답을 구하길 원하는 사람에게만 알려주니 가만히 묻고 또 물어보아야 한다.
보츠와나의 작은 시골마을 굿 호프에서 케냐의 나이로비까지 그녀의 아프리카 삶은 계속된다. 57개의 나라가 공존하는 거대 대륙 아프리카. 그녀가 앞으로 밟게 될 땅들에 희망의 싹이 솟아났으면 좋겠다. 그녀를 통해 아프리카의 실상과 오해했던 부분, 전혀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도 알게 되었다. 까마득히 먼 그곳에서 봄바람을 타고 삶의 향기를 전해주었다. 사람 내음 나는 그곳에 김해영 선생님이 계셔서 향기가 더 진해 진 것 같다. 웨나 호몬떼 또따(너는 정말 예쁘다)라고 우리 모두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다. 70억 명의 사람이 사는 지구에서 너는 존재 그 자체로 정말 예쁘다고. 마음이 왜 이렇게 따뜻해질까 궁금했는데 아프리카 바람을 타고 온 따뜻함이 그녀의 글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따뜻한 바람 향기 한가득 가슴속에 모두 담아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