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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밤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평점 :
이 이야기는, 조선 후기부터 현대를 살았던 삼천이의 이야기다. 삼천이의 친구, 새비의 이야기이고, 그들의 딸, 희자, 영옥이, 영옥이의 딸, 미선이, 미선이의 딸 지연이의 이야기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남편과 이혼을 하게 된 '지연'이 풀어내고 있으나, 나는 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이미 선대를 겪어낸 사람들이 '이미' 받아왔던 시선, 그리고 그들 나름의 대처, 걱정하는 마음까지.
지금까지도 크게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결혼 후 일과 육아를 병행하다 힘들다고 말하면 당연하게 일을 그만두라고 말하는 것이나, 이혼이 여전히 흠인 것처럼 바라보는 시선은 아직도 우리가 과거에 머물러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서글펐던것은, 서로가 서로의 심정을 알고 있음에도 여자들끼리의 유대보다... 참는 것이 가장 나은 방향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이었다.
김유담 작가님의 <안安>을 읽고 바로 읽었던 책이라 그런지, 더 아릿하게 다가왔다. <안>에서의 큰 고모와 <밝은 밤>에서의 엄마가 결국 같은 사람인 것 같아서.
결국 여자에서 여자에게로 전해진다.
주류가 아닌 이들이 살아남았던 방법은, 그렇게 천천히 주고받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꽤 많은 생각이 들었던 글이라...
일단 최은영작가님의 글은 믿고 읽으니까. 추천.
아릿하고, 포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