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카르도 전기 3
이상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레카르도 전기'.... '데로드 앤드 데블랑'의 성공으로 판타지 매니아들에게 상당한 인지도를 자랑하는 작가 이상혁의 첫 작품이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데로드 앤드 데블랑'의 인기 덕에 어찌어찌 '데로드 앤드 데블랑'의 외전 쯤으로 알려져 버린, 어떤 의미에선 상당한 불운을 겪은 작품이다.(인터넷상에서 '레카르도 전기'가 '데로드 앤드 데블랑' 2부로 알려져 유포되는 웃지못할 상황도 있었다.)
 뭐, 같은 세계관을 가진 두 작품이니 만큼 어느 쪽이 '외전'으로 알려졌어도 딱히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 '레카르도 전기' 같은 경우엔 '데로드 앤드 데블랑'의 스토리와 깊게 연관시키지 않아야 그 작품 색을 명확히 알 수 있을 테니 일정선의 구별은 필요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팔방미인형 주인공 '암 레카르도' 라는 영웅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사실 이야기의 소재나 그 진행에 있어 다소 평이한 수준이기 때문에 '데로드 앤드 데블랑' 에서와 같은 독자의 가슴을 졸이는 극적인 재미를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작품 내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 각각의 이야기를 조금씩 엮어가면서 진행해나가는 스토리는 충분히 '레카르도 전기'만의 매력으로 다가왔고 - 생각하기에 따라선 작품의 '메인' 스토리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약점이 될 수도 있을 듯. - 이를 그려내는 작가 특유의 꼼꼼하면서도 차분한 필력은 작품의 완성도를 올려놓기에 충분했다.

 그에 더해 '동일한 세계관'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데로드 앤드 데블랑'과 연관되는 소재 등을 찾아보는 것도 이 '레카르도 전기'를 읽는 데 있어 하나의 '덤' 과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는데, 암이 마법을 쓰지 못하는 이유라던가 대륙 3대 명검의 존재 등은 '데로드 앤드 데블랑'을 통해서 그 구체적인 설정이 완성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것도 퍽 흥미로운 작업일 것이다.
 굳이 총평을 내리자면, 작가의 첫 작품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역시나 잘 쓰여진 소설이라는 느낌으로.... 딱히 거창한 주제의식은 눈에 띄지 않더라도 충분히 진지한 분위기에서, 그럭저럭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혹은, 그 '그럭저럭한' 재미야말로 '데로드 앤드 데블랑'과는 다른, 이 '레카르도 전기'만의 매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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