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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행 1 -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현각 지음, 김홍희 사진 / 열림원 / 1999년 11월
평점 :
절판
외국에 나와 생활한지도 벌써 5 년이 다 되어간다. 이 긴 시간동안 항상 내 마음속엔 옛날 어머니 따라 양산 통도사에 다녀오곤 하던 소중한 추억들이 고이 간직되어 있다. 그래서 절이 너무 그리웠었다. 내 사촌이 한국에 들어갈 참에 이 책을 구해달라고 부탁했었다. 하버드 대학원에서 신학까지 공부한 파란 눈의 미국인이 머리깎고 한국 불교에 귀의했다고 하니 한 사람의 불자로서 내심 그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했고 또 기특하단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출가를 결심하게 된 한 사람의 뒷얘기를 간접적으로나마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겐 자그마한 행복이다. 그의 용기와 결단력에 경의를 표할 뿐이다.
현각 스님은 경제적으로 자유롭소 여유로운 삶, 사랑하는 연인을 버렸고 하버드 졸업생이란 자그마한 세속적 명예도 버렸다.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얻는다고 했던가. 결과적으로 그가 얻게된 것은 어디에도 걸림 없는 대자유 아니었겠는가. 스님은 승복이 편하다고 하신다. 그리고 꾸밈 없는 불자들과의 만남이 매번 새롭고 설레인다고 한다. 그는 흥겨운 사물놀이 가락에 행복해 하는 한 사람의 순박한 한국 사람이었다. 차를 마실 때도 길을 걸을 때도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는 만행을 그분은 실행하고 계셨다.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전하고 계시는 말씀은 의외로 단순한지 모른다. 내 자신을 비우고 또 그렇게 비움으로서 나는 속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허공이 된다. 그러면 비로서 나는 나와함께 너를 그 넓은 공간속에 함께 포용할 수 있으리라. 세상 만물을 껴안고 하나가 될 수 있으리라. 사랑도 자비심도 이 포용에서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나를 비워나가기 위한 수양이 필요한 것이다. 탐욕과 애욕을 녹이고 이들을 한단계 높은 자비와 사랑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 수행에 전진하시는 많은 분들의 인고와 노력에 경의를 표하면서 난 이 책을 읽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