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느긋해졌으니 이십여 년 만에 읽은 『기노사키에서』로 돌아가자. 중학생 때 처음 읽은 나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에 어이가 없었다. 작은 생명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보다는 풋내 나는 매일을 열심히 보내는 것이 중요한 시기였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서 몇 번인가 죽음을 목격하고 비틀비틀 서른일곱 해를 살아온 자신의 경험과 대조해다시 읽으니 감동을 느낀 부분이 많았다. 이래서 다시 읽기가재미있다. - P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