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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6
위수정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0월
평점 :
이 소설은 무대에서 쌓인 감정이 현실로 번지고, 현실의 상처가 다시 무대를 흔드는 장면들이 이어지는데, 읽는 동안 그 경계의 흐릿함에 묘하게 마음을 사로 잡혔다.
불안 속에서도 다시 서려는 기옥, 화려함 뒤에서 천천히 무너지는 태인, 배우를 지탱하다 어느 순간 자신을 잃어가는 상호, 기옥을 지키려다 점점 희미해지는 윤주.
네 사람 모두가 배역과 삶의 경계에서 흔들릴수록 감춰둔 욕망과 불안이 조금씩 드러난다.
끝났다고 믿었던 순간에도 또 다른 막이 올라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삶에도 배역이 있다면 지금 나는 어떤 역할을 살고 있을까 하는 질문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연기를 잘하고 있는건지, 연기라면 그 끝은 언제인지 멍하니 곱씹는다.
끝은 곧 시작이 되고, 무대는 다시 밝혀지며, 이 위태로운 흐름이 읽고 난 뒤에도 짙게 남았다. 특히나 서슬퍼런 감정들이 드러날 때 나 또한 분출되는 듯한 느낌을 받아 한동안 외롭기도 했다.
총평하자면, 『fin』은 조용한 문장 사이에 인물들의 균열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고, 끝이라는 감정의 온도와 다시 시작해야 하는 사람들의 흔들림이 조금은 내 마음에도 겹쳐지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