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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병을 든 아빠 아이와 함께 크는 이야기
이강옥 지음 / 돌베개 / 2000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아내의 미국 유학으로 인해 젖먹이 아이를 세살 무렵까지 아빠의 품에서 자라게 했던 이강옥 교수 자전 육아 에세이이다. 이 책 전반적인 내용은 사랑으로 넘친다. 그는 밤이면 울어대는 아이 때문에 14일 동안 불면의 밤을 보내도 짜증의 말은 한마디도 비치지 않는다. 아이를 통해 보지 못했던 것을 보고, 알지 못했던 것을 다시금 깨닫고 있다. 나 또한 진재의 행동과 아빠의 재해석 혹은 깨달음을 공감하며 읽어갔다.
그는 거추장스런 권위와 보수적 가부장의식을 벗어 던지고 아내와 아이를 가슴이 아닌 머리와 손과 발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아동학대에 대한 내용 중 곽오주 이야기는 내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아이도 맡아 책임져야 할 미래의 나에게 있어서 주의 깊게 행동해야 할 부분이었다. 감탄고토라고 예쁠 땐 예뻐해주고 미울땐 미워하는 그럼 사람이 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그래도 인격수양이 덜 된 나로써는 아마도 곽오주가 될 일이 많을 듯 하다.
나 또한 몇 년 뒤 맞벌이 부부들 속에 포함될 한 여자로서, 아내가 남편 못지않은 바깥일을 하게 되면 가정의 일은 아내와 남편이 함께 해야 한다 것을 당연시 여기고 있다. 남편의 가사 동참은 가족을 위한 희생의 차원이 아니라, 가족의 지속을 위한 필수 사항일 것이다. 어제 신문에서 어렸을 때 아버지와 목욕을 자주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사회성이 더 발달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아이들이 자라나는 과정에서 아버지로부터 적당한 양육과 지도를 받지 못하면 지적, 사회적, 정서적인 부분이 결핍되고 성격상으로도 장애를 겪게 된다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우리시대의 아버지들은 아내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상호협조와 존중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며, 아이의 기본적인 양육과 교육에 참여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는 어른이 되서도 남성과 여성의 성 역할에 고정되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아버지의 아이에 대한 사랑뿐만 아니라 아직은 깊이 생각지 못했던 맞벌이 부부에 있어서의 어려움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